“결혼은 나의 힘” 화끈해진 방망이… 프로야구 유부남 1년차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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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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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박병호(위 사진 왼쪽)와 KIA 이용규(아래 사진 오른쪽)는 지난해 결혼한 뒤 일취월장한 유부남 1년차 스타다. 박병호는 지난해 12월 이지윤 전 KBSN 아나운서와 결혼한 뒤 올해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며 유력한 최우수선수 후보에 올랐다. 비슷한 시기에 탤런트 유하나와 결혼한 이용규도 생애 첫 도루왕 등극이 유력하다. 두 부부의 다정한 모습이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진 셈이다. 동아일보DB
넥센 박병호(위 사진 왼쪽)와 KIA 이용규(아래 사진 오른쪽)는 지난해 결혼한 뒤 일취월장한 유부남 1년차 스타다. 박병호는 지난해 12월 이지윤 전 KBSN 아나운서와 결혼한 뒤 올해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며 유력한 최우수선수 후보에 올랐다. 비슷한 시기에 탤런트 유하나와 결혼한 이용규도 생애 첫 도루왕 등극이 유력하다. 두 부부의 다정한 모습이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진 셈이다. 동아일보DB
①박병호(넥센) ②이용규(KIA) ③최준석(두산) ④전준우(롯데)

이 네 선수의 공통점은? 정답은 ‘지난 시즌 종료 후 백년가약을 맺은 야구스타’라는 점.

그러나 프로야구 유부남 1년차 선수들의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거포 기대주’였던 박병호는 올 시즌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25일 현재 홈런(30개) 타점(100점) 선두를 질주하며 유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떠올랐다. 이용규도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쳐 생애 첫 도루왕(40개)이 유력하다. 그는 이승엽과 득점(82점) 공동 선두여서 2관왕까지 노리고 있다. 반면 지난해 중심타자로 맹활약한 최준석과 전준우는 방망이가 시들해졌다. 야구 선수에게 결혼은 약일까, 독일까. 1년차 유부남 선수 13명을 만나 결혼과 경기력의 상관관계에 대해 들어봤다.

○ 1년차 유부남 선수의 46.1%가 성적↑

지난해 말 결혼한 프로야구 선수 가운데 올해 1군에서 1경기 이상 뛴 선수는 총 13명이다. 이들 중 6명은 성적이 좋아졌고 4명은 부진했다. 3명은 성적에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

결혼 효과를 본 선수들은 “심리적 안정감이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박병호는 “올 시즌 내 성적의 70%는 아내 덕분”이라며 “타석에 나설 때마다 ‘혼자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다. 타석에서의 집중력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11개월의 재활 끝에 부활한 조동화(SK)도 결혼 예찬론자다. 그는 “재활 기간 스트레스 때문에 술을 마시고 망가지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가정이 있기에 참고 견뎠다. 아내가 없었다면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 뛰는 꿈은 접어야 했다”고 회상했다.

이여상(한화), 오윤(넥센)은 지난해까지 1, 2군을 오르내렸지만 결혼한 뒤 올해 실력이 급상승한 케이스다. 결혼한 뒤 가장이 되면서 절박함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여상은 “결혼은 현실이었다. 더 잘해야 다음 해 연봉이 오른다. 한 타석 한 타석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 안방은 ‘천국’, 방문은 ‘지옥’

유부남이 되면 프로 생활의 리듬도 달라진다. 안방경기 종료 후에는 구단 숙소가 아닌 가정으로 귀가해 안정적인 생활을 한다. 전준우는 “부산에서 경기가 끝난 뒤 집에서 먹는 밥은 그 어느 보약보다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예전에는 야구가 안되면 집에 가서도 고민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내와 함께 대화를 하면서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반면 집을 떠나 방문경기를 할 때는 심리적인 압박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여상은 “가족과 떨어져야 하는 장기간 방문경기는 총각 시절보다 더 큰 부담이다. 아내가 혼자 있는 걸 무서워해서 장모님께 집으로 와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체육과학연구소 성봉주 박사는 “결혼과 경기력의 상관관계는 개인차가 크다”면서 “야구처럼 정신력이 중요하고 시즌이 긴 종목일수록 결혼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결혼#야구선수#유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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