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억원짜리 코치아들 윙크의 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9월 25일 07시 00분


스니데커 페덱스컵 우승 원동력

코치아들 교통사고로 혼수상태 빠져
경기 도중 문병 갔다 위로의 힘 얻어

매킬로이 우즈 제치고 깜짝 정상에
단번에 128억원 잭팟…인생 뒤집어


1000만 달러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선 극적이거나 또는 짜릿한 승부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 더불어 감동이 있어야 한다.

브랜트 스니데커(32·미국)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 골프장(파70·7154야드)에서 열린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2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270타로 정상에 올랐다. 대회 우승상금 144만 달러와 함께 페덱스컵 우승상금 1000만 달러를 모두 가져갔다. 총 1144만 달러(한화 128억원)다.

스니데커는 우승 후보가 아니었다. 세간의 관심은 오로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타이거 우즈(미국)의 경쟁에만 쏠렸다. 모두가 외면했지만 단 한 명 스윙코치 토드 앤더슨의 아들 터커는 달랐다. 터커는 이달 초 큰 교통사고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경기 중 스니데커는 병원을 찾았다. 스니데커는 “터커에게 ‘내가 매킬로이를 이길 수 있을까?’라고 물었을 때 한쪽 눈을 찡긋해 보였다”며 힘을 얻었다고 했다.

우승 뒤 그는 “마지막 라운드에 나서기 전에도 병원에서 터커를 만나고 왔다. 지금 혼수상태인데 빨리 회복되길 바란다”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스니데커는 어린시절 골프장 관리원으로 일하던 외할머니의 손에 이끌려 골프를 배웠다. 2003년 US퍼블릭링크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프로가 됐다. 2006년까지 2부 투어에 뛰었고, 2007년 정규투어로 올라왔다. 그해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신인상을 받았다. 이전까지 통산 3승을 기록했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이따금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번 우승은 스니데커의 운명을 바꿔 놓았다. 1144만 달러의 상금과 함께 5년간 PGA 투어 출전도 보장받았다.

○매킬로이 두 번 우승하고도 1000만 달러 놓쳐

매킬로이는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2차 도이체방크 챔피언십과 3차 BMW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주인공이 되지는 못했다.

플레이오프는 독특한 진행방식으로 눈길을 끈다. 3개 대회까지 결과에 따라 마지막 대회를 앞두고 포인트를 리셋해 다시 순위를 정한다. 그리고 마지막 대회 결과에 따라 가장 높은 포인트를 획득한 선수에게 1000만 달러의 보너스 상금을 준다. 2008년까지는 4개 대회 합산으로 치러지다 2009년부터 바뀌었다. 1위도 꼴찌도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매킬로이가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도 2위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2위 상금은 300만 달러다. 우즈는 3위로 200만 달러를 받는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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