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012]최강 美냐 中이냐… 또 하나의 볼거리 ‘G2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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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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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표팀 단복 중국산 논란… 中 예스원 약물 복용 공방
종합우승 놓고 신경전 치열

미국과 중국은 21세기 ‘G2’(주요 2개국)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중국이 아직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는 분야가 많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올림픽만 놓고 보면 G2가 확실하다.

미국은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부터 출전했다. 참가한 13개 나라 가운데 가장 많은 금메달을 땄다. 원년부터 미국이 독주하던 올림픽은 제15회 헬싱키 대회부터 소련이 참가하면서 미국과 소련의 ‘G2’ 시대를 열었다. 이후 미국과 소련은 번갈아 가며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냉전 체제가 극에 달했던 1980년에 미국은 모스크바 올림픽을 보이콧했다.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우방들도 대거 불참해 ‘반쪽 올림픽’이 되었다. 소련은 4년 뒤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올림픽에 동유럽 국가들과 함께 불참했다.

미국과 소련이 다시 자웅을 겨룬 건 1988년 서울 올림픽. 그해 소련은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국가 체육’의 위상을 뽐냈고 미국은 동독에 이어 3위에 그쳤다.

1989년 소련이 붕괴된 뒤 올림픽은 다시 미국의 독무대였다. 미국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부터 3개 대회 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스포츠 G1’의 위세를 과시했다. 그 사이 중국은 차근차근 스포츠 강국이 될 채비를 갖추고 있었다.

중국이 올림픽에 등장한 것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가 처음이다.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미국, 루마니아, 서독에 이어 4위를 한 중국은 세 번째로 참가한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3위로 순위를 끌어올린 뒤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2위에 오르며 미국을 위협했다. 그리고 2008년 자국에서 열린 베이징 대회에서 금메달 51개를 따 36개에 그친 미국을 제치고 처음으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미국 언론은 전체 메달 수에서 중국을 앞섰다고 강조했지만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중국이 우승한 여러 종목에서 판정 논란이 불거지는 등 홈 어드밴티지를 크게 누린 탓에 진정한 대결의 의미는 퇴색했다. 이번 올림픽이야말로 미국과 중국이 제대로 맞붙은 첫 올림픽인 셈이다.

올림픽 개막 전 글로벌 금융기업인 골드만삭스는 ‘올림픽과 경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37개, 중국이 33개의 금메달을 딸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서배스천 코 런던 올림픽 조직위원장은 “누구나 중국의 종합우승을 예측할 수 있다”며 미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개막 전부터 중국에서 만든 미국 대표팀의 단복 논란으로 불거진 양국 사이의 감정 대립은 여자 수영에서 중국의 예스원이 강자로 떠오르면서 약물 공방으로 번졌고 물러설 수 없는 메달 싸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6일(현지 시간) 현재 중국은 금메달 31개로 1위, 미국은 금메달 29개로 2위다.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뀔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은 메달밭인 육상을 통해 충분히 역전할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미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육상에서 금메달 7개를 얻었고 중국은 금메달이 없었다. 성화가 꺼지는 날 누가 활짝 웃을까.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G2전쟁#미국 대표팀 단복#예스원#종합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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