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험해진 코스, 더 빛난 최나연… US오픈 3R 6타차 선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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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첫 우승 기대 높여

혼자만 다른 골프장에서 치고 있는 듯했다. 8일 미국 위스콘신 주 콜러의 블랙울프런골프장(파72)에서 열린 US여자오픈 3라운드를 마친 최나연(25·SK텔레콤)이 그 주인공이다.

이날 출전 선수 65명 중 언더파 스코어는 5명에 불과했다. 평균 타수는 76.892타까지 치솟았다.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가 전날 언더파 기록자가 27명에 이르자 핀 위치를 까다롭게 조정하고 티 박스 위치도 뒤로 빼 난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그린은 딱딱했고 강한 바람까지 불었다. 2라운드에 66타를 쳤던 미셸 위는 전날보다 12타를 더 쳐 78타로 무너졌다.

하지만 최나연은 달랐다. 1, 2, 7, 8번홀 버디에 이어 10∼12번홀 3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렸다. 13번홀에서 3퍼트로 유일한 보기를 했지만 17번홀에서 4.5m 버디 퍼트를 넣어 만회했다. 순위 변동이 심해 ‘무빙 데이’로 불리는 3라운드에서 최나연은 전체 평균 타수보다 12타 가까이 적은 코스 레코드인 7언더파 65타를 쳐 중간 합계 8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2위 양희영을 6타 차로 따돌렸다.

최나연은 “버디 8개는 놀랍다. 14개의 클럽이 모두 잘됐다”며 기뻐했다. 티샷이 페어웨이를 놓친 홀은 2개밖에 없었으며 그린 적중률은 83.3%로 높았다. 퍼트 수는 26개까지 떨어뜨렸다.

최나연은 자신의 우상 박세리가 14년 전 ‘맨발 투혼’ 끝에 우승했던 바로 그 코스에서 트로피를 안을 기회를 잡았다. 최나연은 “1998년 세리 언니가 우승하던 장면이 워낙 강렬했다. 열 살 정도였던 나는 90대를 치고 있었는데 큰 꿈을 품게 됐다. 다른 한국 선수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최나연#US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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