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율 0’ 박희수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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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7일 07시 00분


뛰어난 잠재력을 지니고도 늘 2군에 머물러야 했던 SK 박희수. 지난해부터 찾아든 천금같은 기회를 오로지 실력으로 거머쥔 그의 ‘서른 잔치’는 이제 시작이다. 스포츠동아DB
뛰어난 잠재력을 지니고도 늘 2군에 머물러야 했던 SK 박희수. 지난해부터 찾아든 천금같은 기회를 오로지 실력으로 거머쥔 그의 ‘서른 잔치’는 이제 시작이다. 스포츠동아DB
‘첫 개막 엔트리’ 후 붙박이 자신감
8이닝 무실점 13K…피안타 2개뿐

슬라이더 장착 좌타자 승부도 OK
“2군인생 딛고 이젠 서른잔치 자신”


바야흐로 SK 박희수(29)의 전성시대다. 올 시즌 6경기에 등판해 8이닝 무실점에 13탈삼진 3홀드. 피안타는 고작 2개뿐이다. 방어율은 제로. 정대현과 이승호(이상 롯데)의 이적으로 다소 약해질 것이라는 평을 듣던 SK 불펜은 박희수 덕에 든든하기만 하다. SK 이만수 감독으로선 팀이 연패에 빠져 필승계투조 박희수의 등판이 미뤄지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내 공은 못 친다’, 자신감을 던지다!

박희수는 지난 시즌 39경기에서 방어율 1.88을 기록했다. 수준급 성적이었지만 투구수가 다소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 뛰어난 구위에도 불구하고, 좌우 코너워크에 신경을 많이 썼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자신감으로 중무장했다. “지난 시즌에는 1군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게 아니었잖아요. 하지만 올 시즌에는 프로 와서 처음으로 개막 엔트리에도 들고, 안정됐다는 것을 느껴요. ‘타자가 내 공을 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던지니까 더 적극적으로 승부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박희수의 동국대 선배인 넥센 유한준은 “희수는 내 딸을 주고 싶은 유일한 야구선수”라고 말한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착한 성품으로 정평이 난 박희수이지만 마운드 위에서만큼은 싸움닭이 된다.

○슬라이더 장착, 이제 좌타자 승부도 OK!

박희수는 지난 시즌 우타자 킬러로 명성이 자자했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135에 불과했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투심패스트볼의 위력 덕이었다. 반면 좌투수임에도 불구하고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0.232)은 더 높았다. 그러나 스프링캠프 때 연마한 슬라이더가 위력을 발휘하면서 올 시즌 좌타자를 상대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14명의 좌타자를 만나 허용한 안타는 단 1개뿐. 좌타자 바깥쪽 직구 이후 같은 궤적에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던지면, 타자들의 방망이는 속수무책으로 허공을 가른다.

○20대는 도전, 30대는 발전

박희수의 20대는 그의 투심패스트볼만큼이나 굴곡이 컸다.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머물러야 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 잘 풀리고 있으니, 내가 ‘고생’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도전’이라고 말하고 싶다”며 웃었다. “남들보다 늦게 자리를 잡았으니, 오래가고 싶어요. 30대에는 계속 발전만 했으면…. 야구를 떠나서, 서른이 정말 애매한 나이잖아요. 결혼도, 연봉도…. 하지만 올 시즌이 제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거든요. 제2의 야구인생이 시작되니까요. 올해는 결혼 생각 안하고, 야구만 챙기려고요.” 우리 나이로 서른, 이제 그의 잔치는 시작됐다.

문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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