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등판 박찬호 “아~ 안풀리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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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 연습경기 4실점 ‘뭇매’

야구를 하기에는 쌀쌀한 날씨. 섭씨 5도에 바람이 강해 체감온도는 영하였다. 그래도 SK 선발 로페즈는 4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호투했다. 반면 한화 박찬호는 그렇지 못했다.

SK와 한화의 연습경기가 열린 14일 문학구장. 경기장을 개방하지 않았는데도 500여 명의 팬이 찾았다. SK 관계자는 “연습경기에 이렇게 관중이 많이 온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언론매체 수도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했다. ‘박찬호 효과’는 뜨거웠지만 결과는 냉혹했다.

메이저리그 아시아선수 최다승(124승) 투수 박찬호(한화)가 국내 첫 실전 등판에서 체면을 구겼다. 출발부터 나빴다. 박찬호는 1회말 정근우와 임훈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 3루를 허용했다. 이어 SK 최정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줬다.

박찬호는 2회에는 김강민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조인성을 병살, 박진만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3회가 최악이었다. 1회와 마찬가지로 김재현과 정근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 3루를 자초했고 임훈의 희생플라이로 추가 실점했다. 이어 1루 주자 정근우에게 도루를 내준 뒤 폭투로 3루까지 허용했고 최정의 안타로 추가 실점했다. 박찬호는 정상호를 삼진으로 처리한 뒤 강판됐다. 한화 두 번째 투수 베스가 이호준에게 안타를 맞는 바람에 실점은 더 늘었다. 2와 3분의 2이닝 동안 5안타 4실점. 삼진은 2개를 솎아냈고 폭투 2개, 볼넷 1개를 기록했다. 62개의 공 가운데 스트라이크와 볼은 각각 35개(56%)와 27개였다. 구종은 직구가 28개(45%)로 가장 많았고 슬라이더 16개(26%), 체인지업 7개(11%) 순이었다. 직구 비율이 70%를 넘나들던 전성기 시절에 못 미쳤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5km. 날씨 탓에 경기는 6회로 마쳤고 SK가 6-1로 이겼다.

박찬호는 “전력투구를 했지만 직구 컨트롤이 좋지 못했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으려 했는데 어려웠다. SK 타자들의 선구안이 좋았다. 추운 날씨에 적응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베스트 멤버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던 SK 이만수 감독은 스피드도 괜찮았고 왼손 타자에게 던진 커터(변형 직구)도 좋았다”며 국내 첫 실전 피칭을 마친 후배를 후하게 평가했다.

인천=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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