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석 기자의 취재파일] 낯 두꺼운 축구협 부회장단 행사장마다 세 과시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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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6일 07시 00분


최강희 감독(왼쪽)-홍명보 감독(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최강희 감독(왼쪽)-홍명보 감독(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회장은 5일 오찬 행사를 갖고 대표팀 최강희 감독, 올림픽대표팀 홍명보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격려했다. 그런데 오찬행사 참석자 면면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이회택 부회장과 노흥섭 부회장 등 부회장단이 줄줄이 참석했다.

협회 부회장단은 작년 말 전임 조광래 감독 경질, 올 초 불거진 직원 횡령 파문의 책임자로 지목된 이들이다. 많은 축구 인들이 부회장단부터 개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를 위기로 몰아갔던 일련의 사건들은 현재 진행 형이다. 부회장단은 이런 행사에 얼굴을 비쭉 내밀 상황이 아니다. 좀 더 자숙하고 있어야 하는 게 마땅하다. 이날 오찬행사를 본 한 인사는 “마치 자신들의 세력을 과시하려는 듯 보여 한심 했다”며 혀를 끌끌 찼다.

전시용 행사가 최근 유독 잦은 것도 문제다. 조 회장은 감독 경질과 기술위원회의 독립성 문제로 한창 시끄럽던 1월 3일 최강희-홍명보 감독이 합동 기자회견을 할 때 기자회견장에 버젓이 나타나 두 감독 사이에서 포즈를 취했다. 지난 해 12월 중순 전임 감독이 경질된 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이었다. 그런데 경질을 주도한 이가 플래시 세례를 받는 모습은 영 불편해 보였다.

협회는 최근 악재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팬들에게 인기가 높은 최강희, 홍명보 감독을 내세워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강희, 홍명보 감독은 영웅대접을 받아 마땅하다. 운명이 걸려 있는 2월의 2경기에서 깔끔한 승리로 한국축구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들에게 편승하려는 협회의 얄팍한 꼼수가 보이는 듯 해 뒷맛이 씁쓸하다.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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