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최종예선 꼭 필요” 기성용, 해외파 대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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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일 07시 00분


기성용이 최강희 감독 부임 이후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해외파의 심정을 토로했다. 스포츠동아 DB
기성용이 최강희 감독 부임 이후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해외파의 심정을 토로했다. 스포츠동아 DB
최강희감독 국내파 중용에 소외감

“최종예선에서는 해외파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표팀 미드필더 기성용(21·셀틱)은 2월29일 쿠웨이트 전이 끝난 뒤 이 같이 말했다. 두루뭉술하게 넘겨도 될 걸 ‘해외파’라고 콕 집었다. 인터뷰 경험이 풍부한 그가 자칫 민감한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사안을 구체적으로 거론한 이유는 뭘까.

○유럽파의 소외감

수면 위로 크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최근 다수 해외파(유럽파)가 적지 않게 소외감을 느꼈다는 전언이다. 최강희 감독은 부임 후 여러 차례 경기를 못 뛰는 유럽파 걱정을 드러냈다. “유럽파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고도 말했다. 대표팀 주축이 돼야 할 선수들이 못 뛰는 상황이 골치 아프다는 뜻. 소속 팀에서 경기를 못 뛰면 대표팀에 와서도 제 기량을 발휘하기 힘드니 최 감독이 우려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이런 발언이 계속 보도되자 일부 유럽파는 자신들이 한국축구의 골칫덩이가 된 것 같은 느낌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최 감독은 현재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과 특별한 인연이 없다. 유럽파들은 최 감독의 의중을 언론을 통해서만 파악했다. 전화나 면담 등 핫라인 없이 언론이라는 창구로 언로가 좁아지면서 오해가 생겼을 수 있다.

○국내파, 해외파 벽 허물자

최종예선은 더 험난하다. 약간의 오해, 불신이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 감독이 소집훈련에서 이례적으로 국내파, 해외파 용어를 쓰지 말라고 한 것처럼 이 벽을 허무는 게 앞으로 중요한 과제다.

다행히 이런 문제가 크게 장기화될 것 같지는 않다. 최 감독은 선수를 믿고 존중하는 편이다. 심리를 파악하고 다스리는 데도 능하다. 그는 오픈 마인드를 강조했다. “앞으로는 유럽, 국내, 일본에서 뛰는 모두를 후보에 올려놓고 고민하겠다. 대표팀 문은 활짝 열려 있다”고 했다. 유럽파도 좀 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 대표팀 사령탑에 따라 색깔과 멤버가 바뀌는 건 자연스런 현상이다. 쿠웨이트 전은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한 특수한 승부였다. K리그 베테랑 위주로 멤버를 꾸려야 했던 최 감독의 의중을 알아야 한다. 아울러 유럽에서 뛰니까 응당 대표팀에 뽑혀야 한다는 식의 안이한 생각도 버려야 한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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