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김병현(33·사진)은 최근 넥센 유니폼을 입은 뒤, 처음으로 하프피칭을 실시했다. 하프피칭은 투수가 불펜 마운드 위에 서서, 일어선 상태의 포수를 향해 약 70%의 힘으로 투구하는 것을 말한다. 본격적인 불펜 피칭의 사전 단계로 볼 수 있다.
넥센 정민태 투수코치는 이전부터 “김병현의 하프피칭을 투수들이 견학하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살아 있는 피칭교본’인 그의 투구를 보는 것만으로도 큰 학습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정 코치의 계획대로, 하프피칭을 실시하는 김병현의 주변으로 넥센 투수들이 몰렸다. 이태양, 한현희 등 옆구리 투수들과 신인 박종윤 등 영건들이 주축이었다. 이들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김병현의 투구동작을 꼼꼼하게 체크했다. 정 코치가 전한 투수들의 견학소감은 간단명료했다. “아!” 완벽한 투구밸런스에 대한 감탄사였다. 김병현은 하프피칭에서 직구 이외에 변화구 한두 개도 간간이 섞어 던지며, 자신의 감각을 점검했다. 정 코치는 “중심이동이나, 공을 때리는 스피드는 캐치볼 때와 마찬가지로 뛰어났다. 아직 평가하기는 이른 단계지만, 몸 상태가 계획대로 올라온다면 시속 145km 이상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타자들이 치기 쉽지 않은 공이 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성공리에 마친 넥센 선수단은 17일(한국시간) 귀국길에 오른다. 18일 한국에 도착한 이후, 19일 일본 가고시마 캠프로 이동할 예정. 김병현 역시 가고시마에서 몸만들기를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