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포인트]조성민 여친의 ‘예비신랑 격려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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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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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많은 프로농구 신인이던 그는 들뜬 마음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즌에 대비한 전지훈련을 하고 있었다. 2006년 9월의 일이었다. 훈련을 마친 뒤 귀국한 그는 하늘이 무너지는 소식을 들었다. 미국에서 땀을 흘리던 순간에 부모님이 전주에서 차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셨다.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성민이 운동에 방해되면 안 된다. 알리지 말거라.” 1남 2녀 중 막내인 그를 끔찍이 아꼈던 아버지의 유언이었다.

그는 프로농구 KT 조성민(29·사진)이다. 당시 의지할 데 없이 흔들리던 그를 잡아준 건 다름 아닌 만난 지 6개월 정도 된 여자친구였다. 이제 조성민은 5월 5일이면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정신적 반려자인 소중한 연인을 평생의 동반자로 맞는다. 올 시즌 종료 후 결혼 날짜를 잡았다. 조성민의 약혼자는 서울예고와 서울대 기악과를 거쳐 플루트 연주자로 활동하는 윤숙정 씨(26)다. 윤 씨는 우연히 TV로 대학농구를 보다 한양대 선수로 뛰던 조성민에게 호감을 갖게 된 뒤 지인의 소개를 받았다. 이들이 처음 만난 장소도 서울 잠실의 농구장이었다.

어려움을 함께 견뎌낸 두 사람은 장래를 약속하기에 이르렀다. KT 전창진 감독은 “성민이가 슬럼프에라도 빠지면 여자친구가 내게 문자를 보낸다. ‘감독님한테 덜 혼나 그런 것 같으니 욕이라도 좀 해주세요’란다”며 웃었다. 경북 포항시에 사는 윤 씨 부모님의 예비 사위 사랑도 극진하다. 조성민은 “때마다 보약을 해주시고 부산 홈경기 때마다 응원 오신다. 기사 스크랩까지 꼼꼼하게 하신다”고 자랑했다.

지난주 올스타전 휴식기 때 조성민은 예비 신부와 익산의 부모님 산소를 다녀왔다. “차가 하도 밀려 운전하느라 허리 끊어지는 줄 알았어요. 그래도 자주 못 찾아 뵈니 죄송스럽죠. 시즌 잘 마무리하고 결혼 전에 또 오겠다고 약속했어요.”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농구#조성민#윤숙정#전창진#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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