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공사 11승2패 승승장구 몬타뇨 몰빵 배구 덕? 천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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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7일 07시 00분


인삼공사. 스포츠동아DB
인삼공사. 스포츠동아DB
인삼공사(11승2패)의 상승세가 멈출 줄 모른다. 25일에는 지난 시즌 통합챔피언 현대건설을 3-0으로 완파하며 독주체제를 이어갔다. ‘몬타뇨 효과’라고만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지난 시즌에도 몬타뇨는 있었지만 팀은 4위에 그치며 플레이오프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 확 변한 팀 분위기

여자배구의 경우 선수단의 분위기가 경기력으로 직결된다. 개인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코트 밖에서의 생활이 불편하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없다. 인삼공사 배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이 잘 뭉치는 것이 눈에 보인다. 먼저 세트를 내줘도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장소연, 김세영 등 고참 선수들도 후배들을 알뜰히 챙기며 멘토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후배들은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선배들을 어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조언을 구할 수 있는 가장 편한 상대로 생각한다. 용병 몬타뇨도 선수단의 단합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23일 몬타뇨는 통역과 단 둘이 연습코트에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하고, 동료 선수와 코칭스태프에게 직접 쓴 카드와 선물을 건네는 깜짝 이벤트를 펼쳤다고 한다. 이처럼 용병과 국내 선수, 선배와 후배가 조화를 이루며 가족 같은 분위기가 마련된 것이 인삼공사의 보이지 않는 힘이다.

● 한수지, 임명옥 기량 향상

세터 한수지가 확연히 진화한 것과 리베로 임명옥이 디그와 수비 부분에서 모두 3위에 오르며 수비를 안정시켜준 것이 인삼공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특히 한수지는 칭찬에 인색한 박삼용 감독이 호평을 아끼지 않을 만큼 성장했다. 한수지는 지난 시즌 국내 최고의 세터라고 평가받는 김사니(흥국생명)의 뒤를 이어 인삼공사의 주전 세터가 됐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한수지는 “다른 멤버는 다 그대로이고, 나 하나 바뀌었는데 성적 안 좋았기 때문에 사실 힘들었다. 하지만 세터 출신인 이성희 코치가 마인드 컨트롤 면에서 큰 도움을 주셨다. 덕분에 이제 코트에서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됐고, 경기에 나서는 것이 신이 난다”고 했다. 일부 팬들은 인삼공사의 독주를 ‘몬타뇨의 몰빵 배구 덕분’이라고 폄훼한다. 하지만 인삼공사의 약진은 선수단의 끈끈한 단합과 필요한 순간 결정력을 가진 공격수에게 공을 올려줄 수 있는 수비와 세트 능력이 향상된 결과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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