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 “신혼 단꿈? 장인, 아니 감독님이 이겨야만 외박 보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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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30일 07시 00분


삼성화재 박철우가 전성기 시절의 감각을 회복하며 왼손 거포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리시브와 블로킹을 보강해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선수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8월 컵대회에서 환호하고 있는 박철우. 스포츠동아 DB
삼성화재 박철우가 전성기 시절의 감각을 회복하며 왼손 거포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리시브와 블로킹을 보강해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선수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8월 컵대회에서 환호하고 있는 박철우. 스포츠동아 DB
공격종합 토종 1위…삼성화재 새신랑 박철우가 더 강해진 이유

삼성화재 박철우(26·라이트)가 달라졌다. 박철우는 서서히 팀 플레이를 하며 삼성화재의 단독 선두 질주에 버팀목이 되고 있다. 국내 최고의 왼손잡이 라이트라는 평가를 받던 박철우지만, 지난해 현대캐피탈에서 삼성화재로 팀을 옮긴 이후 기대에 못 미쳤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V리그가 2라운드 중반에 접어든 현재 박철우는 공격종합 부분에서 토종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기록(5위)이다. 특히 2라운드에 접어들면서 전매특허인 서브(세트당 2.4개, 5위)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공격수의 본능을 되찾은 박철우를 만났다.

서브 감각 돌아왔다

박철우는 최근 몸 상태를 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서브 감각이 살아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몸이 아프면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볼 감각은 떨어지게 된다. 강서브는 언감생심이다. 그는 “아프고 나서 몇 년간 서브 감각이 좋지 않았다. 강서브를 때려야 하는 공격수가 서브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올 시즌 박철우는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원하는 서브를 할 수 있게 됐다. 그는 “현대캐피탈전(20일)에서 비록 경기에는 졌지만 서브 감각이 굉장히 좋아졌다는 것을 느꼈고, 끝나고 나서도 그 감각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서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힘겹게 자신감과 타이밍을 되찾았으니 이를 잃지 않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인인 신치용 감독과의 관계도 더 편해졌다고 털어놓았다.

“다들 불편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감독님이 워낙 공과 사를 확실하게 구분하시는 분이다. 둘 중 하나가 은퇴할 때까지는 ‘선수와 감독 사이’라고 못을 박으셨다. 예비 사위로 있을 때보다는 지금이 더 편하고, 팀 내 분위기도 훨씬 더 좋다.”

● 여전한 숙제, 리시브와 블로킹


박철우의 수비 능력, 특히 리시브와 블로킹은 최대 고민거리다. 이는 팀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박철우와 가빈을 동시에 기용해 후위 위치에 있을 때 박철우의 수비 능력이 떨어지면 원하는 팀플레이를 펼칠 수 없다. 특히 박철우가 신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에 있는 한 라이트 공격수라고 해도 수비 능력을 갖추는 것은 필수다. 그는 “감독님의 기대를 알기 때문에 비 시즌에도 준비를 많이 해왔다. 훈련도 집중적으로 했고, 이미지 트레이닝에도 최선을 다했다. 팀 내에서 내 위치를 고려하면 공격도 중요하지만 리시브와 블로킹에서도 새로운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앞으로 두 세 단계는 더 나은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자신했다.

● 신혼이지만 경기 이겨야 외박 나간다

9월 결혼한 박철우는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을 시간이 없었다. 결혼 이후 곧바로 아시아배구선수권 출전을 위해 대표팀에 합류했고, 코뼈 부상으로 팀에 복귀해 재활과 운동에 매진하다 시즌이 개막됐다. 숙소와 신혼집은 10분 거리지만 마음대로 갈 수도 없다. 신 감독이 유부남들의 외박 지침을 경기에서 승리해야 다음날 하루 외박을 주는 것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패하면 그나마 일주일에 한 번도 집에 가기 어렵다. 박철우는 “와이프도 많이 아쉬워하지만 다행히 운동선수 출신(신혜인, 전 농구선수)이어서 이해해주는 편이다. 음식을 굉장히 잘하는데, 집에 가서 아내가 해주는 밥을 먹으려면 경기에서 꼭 승리해야 한다”며 웃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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