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무서운 6위 울산, 2위 포항까지 잡고 챔프전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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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현 결승골 포항팬 야유 재워

후반 27분 페널티킥으로 골을 뽑아낸 울산 현대 설기현은 주먹을 불끈 쥐고 골문 뒤로 뛰어가며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필드골이 아닌 페널티킥이었지만 친정팀 포항 스틸러스 팬들의 야유 속에 잡아낸 값진 골이었다.

울산이 26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 챔피언십 플레이오프에서 설기현의 페널티킥 결승골을 앞세워 포항을 1-0으로 꺾었다. 6위 울산은 3위 FC 서울과 4위 수원 삼성에 이어 2위 포항까지 잡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1위 전북 현대와 30일(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과 내달 4일(전주월드컵경기장) 홈앤드어웨이로 K리그 최강자를 가리게 됐다. 울산은 챔프전 진출로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직행 티켓도 획득했다.

설기현의 ‘복수전’이 주목을 받은 경기였다. 포항 팬들은 설기현이 공을 잡을 때마다 “우∼” 하는 야유를 쏟아냈다. 설기현에게 악감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설기현은 지난해 1월 유럽생활을 접고 포항에 둥지를 틀었다. 개막을 앞두고 무릎 부상으로 시즌을 절반가량만 뛴 그는 겨울훈련까지 마친 뒤 올해 2월 울산으로 이적했다. 설기현은 슈바의 영입으로 자신의 역할이 스트라이커가 아닌 측면 공격수로 바뀌자 불만을 토로한 뒤 포항을 떠났다. 거액 연봉을 받고 포항 유니폼을 입었지만 16경기(7골 3도움)밖에 뛰지 않고 팀을 등진 설기현은 포항 팬들의 ‘공적’이 되고 말았다. 4월 울산의 포항 원정 때도 설기현은 야유 속에 경기를 치러야 했다.

설기현은 후반 27분 페널티 지역 내에서 수비수와 몸싸움 끝에 페널티킥을 얻어낸 뒤 왼쪽 골네트를 갈랐다. 설기현은 “평소 포항 팬들의 야유를 받아온 터라 큰 영향을 받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초반에 두 차례 페널티킥을 내주고 나서 동료에게 후반에는 우리에게도 페널티킥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말로 페널티킥 기회가 오자 동료들이 나보고 차라고 양보해줬다. 준비를 하고 있어 부담 없이 찼다”고 설명했다.

포항은 전반 8분과 24분 연거푸 페널티킥 기회를 얻었지만 모따와 황진성의 킥이 모두 울산 백업 골키퍼 김승규의 방어에 걸려 땅을 쳤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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