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기자의 킥오프]프로팀만 14개… 런던이 부럽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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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실업축구 국민은행과 현대미포조선의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1-1 무) 때 한 축구 원로는 “이런 좋은 경기장에 팬이 몰리게 하려면 프로팀이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대부분의 축구인은 “맞다. 국민의 거의 절반이 수도권에 사는데 프로 구단은 너무 적다. 서울에 2개, 경기도에 한두 개 팀을 더 만들어도 된다”고 입을 모았다.

프로 스포츠와 팬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팬을 확보하지 못해 흥행이 되지 않으면 스포츠의 존재 가치는 떨어진다. 팬이 많아야 입장권과 유니폼 등을 팔아서 수익도 올릴 수 있다. 팬이 많은 구단은 TV 중계권료 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한다.

프로팀이 각국의 수도로 몰리는 이유다. 축구 종주국인 영국의 경우 런던에만 프리미어리그 5개를 포함해 14개의 프로팀이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와 이탈리아 로마 등 세계 유명도시에는 2개 이상의 프로팀이 존재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프로축구는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에 팀이 너무 적다. 인구 1000만이 넘는 서울에 FC 서울 한 팀뿐이고 인천(유나이티드)과 수원(삼성), 성남(일화) 등 수도권에 겨우 4개 팀이 있다. 전체 16개 구단 중 4개로, 서울에 3개 팀(두산 LG 넥센)과 인천에 1개 팀(SK) 등 전체 8개 팀 중 절반인 4개 팀이 수도권에 있는 프로야구와 비교해서도 적다.

축구 전문가들은 당장 서울에 2개 팀을 창단해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서울 잠실이 비어 있고 경기 의정부와 인접한 노원구 쪽에 팀을 만들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양도 파주와 합치면 인구가 150만 명에 육박해 시장성이 있다. 축구 관계자들도 프로 구단의 수도권 연고지 확장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기존 팀이라도 먼저 서울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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