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기자의 킥오프]닥공의 힘 ‘닥치고 수비’ 체질 바꾸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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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리그의 화두는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다. 지더라도 팬들을 위해 재밌는 경기를 하겠다는 것으로 전북 현대가 시즌 초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해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전북은 3월 6일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0-1, 4월 2일 FC 서울에 1-3, 5월 15일 포항 스틸러스에 2-3으로 진 뒤 패하지 않았다. 5월 21일 강원 FC를 1-0으로 잡으면서 챔피언결정전까지 22경기 무패행진(14승 8무)을 벌였다. 리그 30경기에서 67점을 뽑아 팀 득점 1위, 경기당 유효슈팅(골대로 향하는 슈팅) 7.467개로 1위 등 공격에서는 다른 팀이 따라오지를 못했다. 이동국이 16골로 득점 2위, 에닝요가 11골로 6위, 김동찬이 10골로 7위를 차지하는 등 득점 톱10이 3명이나 나왔다.

2005년 전북 사령탑에 오른 최강희 감독은 닥공 축구를 위해 수년간 심혈을 기울였다. 다른 팀에서 버려진 이동국과 김상식, 에닝요, 루이스를 받아 2009년 처음 K리그를 제패했다. 올해는 이승현을 영입해 사이드 공격을 보강했고 정성훈과 김동찬을 영입해 중앙 공격에 힘을 보태며 공격축구의 기틀을 갖췄다.

전북의 닥공 축구가 K리그에 주는 의미는 크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사실 공격 일변도로 갈 수 있는 팀은 드물다. 그래도 상위권 팀이라면 공격 지향적인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 시즌 4위로 챔피언십 준플레이오프에서 울산 현대에 덜미를 잡힌 수원 삼성의 플레이를 전북의 닥공과 상반된 축구로 비교한다. 수비축구에는 이기기 위한 것과 지지 않기 위한 것이 있는데 수원은 후자였다는 지적이다. 수원은 부산 아이파크와의 6강 플레이오프 때 1골을 넣고 잠그자 팬들이 스탠드에서 “공격하라”고 야유를 보낼 정도로 지나치게 지지 않는 축구를 지향해 팬들을 실망시켰다. 수원의 외국인 선수 게인리히는 “지금 감독으론 우승 못한다”는 글을 6일 트위터에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전북의 닥공 축구가 K리그를 화끈한 공격 축구로 변화시키길 기대해본다.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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