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여, 코리안 루트를 허락하소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9일 03시 00분


박영석팀, 날씨나빠 일단 철수
21일 정상 목표 전진할 예정

산악인 박영석 대장(48·골드윈코리아·사진)이 안나푸르나(해발 8091m) 남벽의 코리안 루트 개척에 재도전하고 있다.

안나푸르나 남벽은 에베레스트(8850m) 남서벽, 로체(8516m) 남벽과 더불어 히말라야 3대 남벽으로 꼽힌다. 표고차가 3891m에 이르는 거벽이다. 7000m 부근에서 시작되는 600m 구간은 세계 최고의 암벽 전문가들에게도 성역으로 여겨지고 있다. 안나푸르나의 직벽 구간을 모두 통과해 오르는 것은 세계 최초다. 2009년 에베레스트 남서벽에 코리안 루트를 개척했던 박 대장은 지난해 안나푸르나 남벽에 도전했지만 기상 악화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박 대장은 9월 19일 출국해 히말라야 아일랜드 피크 등지에서 고산훈련을 마쳤다. 네팔 최대 명절인 ‘다사이’ 힌두 축제 기간 때문에 12일에야 전진 베이스캠프(5100m)를 구축했다. 전진캠프를 떠나면 산소통은 물론이고 쉴 수 있는 캠프도 더는 지원되지 않는다. 70도에 이르는 직벽에서 비박을 하며 체력적 한계를 이겨내야 한다.

박 대장, 신동민 강기석 대원은 18일 오전 4시(한국 시간 오전 7시) 첫 남벽 공격을 시작했지만 예상치 못한 안개와 낙석으로 전진 베이스캠프로 철수했다. 날씨 상황을 지켜보며 21일 등정을 목표로 전진할 예정이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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