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조광래 감독 말에 롤러코스터 탄 이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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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4일 07시 00분


이동국의 대표팀 발탁과 기용 논란의 1차 원인은 조광래 감독에게 있다. 조 감독이 스스로 정한 원칙을 어기는 말을 해 문제가 촉발됐다. 훈련에 앞서 축구화 끈을 묶고 있는 이동국. 수원|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binyfafa
이동국의 대표팀 발탁과 기용 논란의 1차 원인은 조광래 감독에게 있다. 조 감독이 스스로 정한 원칙을 어기는 말을 해 문제가 촉발됐다. 훈련에 앞서 축구화 끈을 묶고 있는 이동국. 수원|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binyfafa
“이동국도 24명 중 1명이다.”

대표팀 조광래 감독은 11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경기를 앞두고 이같이 밝혔다. 옳은 말이다. 대표팀을 위한 선수는 있어도 한 선수를 위한 대표팀은 없다. 이게 원칙이다.

그렇다면 이동국은 대표팀 발탁 때부터 24명 중 1명이었을까. 아닌 것 같다.

조 감독은 이동국을 뽑기 전 코치를 보내 의사를 물었다. 유례없는 일이다. 이동국이 특별한 케이스여서 이런 절차가 필요했다면 조심스레 이뤄졌어야 했다.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 감독은 이 사실을 만천하에 알렸다. 이 때문에 이동국은 파주 NFC에 올 때부터 24명 중 1명이 아닌 ‘특별한’ 선수가 됐다.

조 감독의 말은 계속 롤러코스터를 탔다.

소집 첫 날(4일) “이동국을 살리기 위해 전형적인 측면 날개를 투입 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른바 맞춤형 전술이었다. 7일 폴란드와 경기 후에는 “이동국이 조커로도 잘 할 것이다”고 했다가 결국 “이동국도 24명 중 1명이다”로 바뀌었다. 말이 돌고 돌아 다시 원칙으로 왔다.

선수 선발, 기용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다. K리그에서 펄펄 나는 이동국을 조 감독이 그 동안 외면했던 것, 오랜 만에 불러들인 것, 출전시간을 적게 준 것 모두 조 감독이 판단할 문제다. 이동국이니까 출전시간을 많이 줘야 하고 교체가 아닌 선발이어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는다.

그러나 조 감독은 원칙을 알고 지키면서도 말로는 원칙을 어겼다. 감독 스스로 이동국을 ‘특별한’ 선수로 만들어 놓고는 특별하지 않게 원칙대로 기용했으니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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