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라이벌전! LG-두산 마지막 3연전, 6만 관중 아쉬움 달랬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0월 4일 07시 00분


“팬들이 이렇게 많이 오시는데 저도 물론이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야죠.”

두산 김광수 감독대행은 3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예전과 달리 요즘에는 마지막까지 팬들이 야구장에 오셔서 응원을 해주시니 고맙다”고 밝혔다.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LG와 두산의 대결이지만 많은 팬들이 구장을 찾아 열성적 응원을 보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행은 “아무래도 보는 눈이 많으면 선수들도 경기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다. 2군에서 올라와 어쩌다 출장 기회를 잡는 선수도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하다보면 실력이 늘게 마련이다. 지난번 최현진도 데뷔 첫 선발등판 때 관중 때문에 처음엔 아무 것도 안 보이다 만루홈런 맞은 뒤부터 눈과 귀가 열렸다고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맞은 편 덕아웃의 박종훈 감독 역시 마찬가지 얘기였다.

박 감독은 “팬들이 끝까지 야구장을 많이 찾아주시니까 책임감이 커지고 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볼 수 없는 풍경이다. 가을잔치 참가가 불발된 팀의 마지막 자투리 경기는 파장 분위기였다.

야구를 보려면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골수팬들만 듬성듬성 관중석을 지켰다. 그러다보니 하위팀들은 다음 시즌에 대비해 2군 선수들을 테스트하는 등 승부에 최선을 다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두산의 최종 홈 3연전으로 치러진 LG와 두산의 라이벌전에는 가을잔치의 꿈이 무산된 팀간 경기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팬들이 찾아왔다.

1일 2만953명, 2일 2만2120명이 운집했고, 3일에도 1만9364명이 들어왔다. 이번 3연전만 6만 명 이상의 관중을 기록했다.

이제 야구는 단순히 스포츠를 넘어 국민들이 즐기는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느낌이다. 여성관중과 가족단위관중이 늘면서 성적에만 얽매이지 않고 순수하게 야구 자체를 즐기고, 야구장의 분위기를 만끽하려는 팬층이 형성되고 있다.

선수들이 시즌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야하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야구를 사랑하는 팬이다.

잠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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