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베이스볼] 야구가 정치?…실세에 줄서기

페넌트레이스 종료가 가까워지고 순위 싸움도 어지간히 끝났는데 흥미가 반감되기는커녕, 점점 더 커지고 있어요. 진짜 다이내믹한 2011년이잖아요. 시즌이 끝나면 몇몇 감독이 옷을 벗고, 누가 대신 사령탑을 맡을 것이란 얘기도 흘러 나와요. 이른바 ‘10월 괴담’인데, 야인에 있는 전직 모 감독은 이미 어느 팀과 계약을 끝냈다는 말도 나오고 있어요. 진실이야 어떨지 모르지만, 아무튼 확인 안 된 소문들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나돌고 있는 요즘이에요. 이번 주 롤러코스터 베이스볼은 해괴망측한 A씨에 대한 소문부터 시작해요.

“A씨가 실세다”…몇몇 관계자들 줄 대기 바빠

● 줄서기 판치는 야구계?

요즘 야구계 안팎에는 A씨에게 줄대기가 성행하고 있다는, 그야말로 황당한 소문이 돌고 있어요. 구본능 총재가 한국야구위원회(KBO) 수장으로 취임하는데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A씨의 ‘동아줄’을 잡기 위해 경쟁이 붙었다는 말도 나와요. ‘믿거나 말거나’ A씨가 실세로 등장하면서 사리사욕을 좇는 몇몇 관계자들이 그에게 줄을 대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나 봐요. 이뿐 아니에요. A씨가 차기 KBO 사무총장을 노리고 있다는 말도 등장했어요. 이런 상황이라 누구는 이미 A씨에게 바짝 붙어 ‘호랑이를 등에 업은 듯’ 기세가 등등하기까지 하대요. 하지만 양식 있는 야구인들 사이에서 A씨에 대한 평가는 엇갈려요. 그가 만약 사무총장을 맡는다면 과거 실패한 사무총장으로 평가되는 모 인사의 뒤를 이어 또 한번 KBO가 뒷걸음질하게 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에요. 요즘 한창 문제가 되고 있는 정치권 모 인사의 KBO 입성을 막아낸 야구계에 정치권을 꼭 빼닮은 줄서기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에요.

6번이나 받았지만 ‘적토마’의 욕심은 끝이 없어요

● LG 이병규 ‘골든글러브 한 번 밀어주세요!’

비록 팀의 4강행은 물 건너갔지만, LG 이병규(9번)의 올 시즌 활약이 눈부셔요. 지난 주 잠실이었어요. 이병규가 골든글러브 이야기를 꺼내요. “일단 최형우(삼성)는 받을 거고….” 나머지 두 자리를 놓고 이용규(KIA)와 손아섭(롯데), 그리고 자신이 다툴 것 같대요. 개인성적만 놓고 보면 이병규가 앞서면 앞섰지, 결코 뒤쳐지지는 않아요.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나 봐요. “그런데 우리 팀 성적이 안 좋아서….” 이병규는 ‘애교 있게’ 기자단에게 한 표를 호소하기 시작했어요. ‘적토마’는 지금까지 골든글러브를 6번이나 받았어요. 외야수 부문만 치면, 고 장효조를 제치고 최다수상이에요. 전 포지션 통틀어서도 한대화, 양준혁(이상 8회), 이승엽, 김동주(이상 7회)의 뒤를 이어요. 아마 일본에 장기출장을 다녀오지 않았으면 이미 최다수상자가 됐을지도 몰라요. “손아섭도 골든글러브에 대한 욕심이 많던데, 그래도 이병규 선수는 많이 타보지 않았냐?”는 질문에 이병규의 대답이 압권이에요. “아, 제가 또 언제 이런 성적 내겠어요. 한번 밀어주세요.” 대놓고 사전(?) 선거운동해도 밉지 않은 후보자. 그의 주변에서는 웃음꽃이 피었어요.

한대화 감독에게 핀잔들은 거포의 방망이 무게

● 한화 이양기 “내년에는 900g 넘길게요!”

힘이 장사인 것으로 유명한 한화 이양기. 최근 한대화 감독에게 핀잔을 들었어요. 거포 체형에 거포 스윙인데 정작 너무 가벼운 배트를 쓴다는 이유였어요. 이양기가 올 시즌 사용한 배트는 860g짜리. 게다가 헤드가 무거운 편이 아니라서 타구가 멀리 뻗어나가지 않는다는 거였죠. 최소한 900g은 돼야 한다는 게 한 감독의 지적. 아직 홈런이 한 개도 없는 것과도 관련이 있을 거예요. 한 감독이 “지금 쓰는 배트들은 전부 갖다 버려라”라고 농담했을 정도니까요. 실제로 이양기는 ‘3∼유간을 뚫는 좌전안타’ 전문가로 꼽혔어요. 몇 차례 펜스를 맞히는 큰 타구가 나오기는 했지만 체격에 비해 좀처럼 장타가 나오지 않아 골치를 썩였죠. LG 주키치의 퍼펙트 행진을 8회 2사후에 깨트렸을 때도 역시 같은 코스로 안타를 쳤으니까요. 하지만 8개 구단 중 대타 타점이 가장 많은 타자였던 이양기가 결국 한 건 했어요. 25일 대전 롯데전 연장 11회말에 대타로 나서 중견수 앞까지 강하게 날아가는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으니까요. 내년에는 꼭 900g이 넘는 방망이로 바꾸겠다고 하니, ‘이앙기’가 아닌 ‘이양기’의 농업 혁명을 기대해봐도 좋겠어요.

홍세완 코치 “선수들 부상, 딱 보면 알지!”

● KIA 홍세완 코치가 이대진과 재활센터설립을 논의한 까닭은?

홍세완 코치는 2003년 한국프로야구 최초 유격수 100타점을 세운 전설이지만, 부상 분야에 관해서도 일가견이 있는 선수였어요. 남들은 한 번도 견디기 힘들다는 수술을 수차례 받았어요. 2000년 오른 속목 골절상을 시작으로 어깨, 허리, 팔꿈치까지 모두 칼을 댔어요. 기흉으로 2번이나 고생했고, 무릎수술도 “2차례냐?”는 질문에 “2차례로는 말을 꺼내서도 안 된다. 3차례”라며 여유를 부려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선수들의 웬만한 증상은 의사 뺨치게 알아요. 실제 선수단 재활상담도 비공식적으로 진행했어요. 그는 “후배들이 상담해오면 어떤 증상인지 바로 알아차리고 솔루션을 제시했다”며 “한때는 나 못지않게 수술 많이 한 (이)대진이 형(LG로 이적)과 재활전문센터를 세워볼 생각도 했다”고 농을 던져요. 지금에야 웃지만 사실 큰 수술과 기나긴 재활에 심신이 지칠 때도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홀아비 마음 과부가 알아준다고 “차라리 그라운드에서 훈련을 하는 게 낫지 재활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하루 종일 튜빙만 하다보면 정신이 이상해질 때도 있다. 재활하는 선수들한테 너는 하는 것 없지 않느냐고 말하면 안 된다”고 손사래 쳐요.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지도자로 제2막을 여는 신입코치가 선수들에게는 든든한 지원자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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