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두산 김선우, 변화구로 낚은 V11…팀연패도 싹뚝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8월 29일 07시 00분


두산 에이스, 삼성전 7이닝 1실점 4K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 빛나
“김동주 형 투런홈런 덕에 편하게 던져”

두산 김선우(34)가 28일 잠실 삼성전에서 승리하며 시즌 11승을 챙겼다. 내용도 훌륭했다. 7이닝 6안타 4탈삼진 1실점. 직구 최고구속은 145km였지만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싱커 등 다양한 변화구로 삼성 타자들을 능수능란하게 요리했다. 6회를 제외하고 매회 주자를 출루시켰지만 실점 없이 틀어막는 위기관리능력이 돋보였다.

특히 9번째 수비수답게, 2회 1사에서 배영섭 타구를 라인드라이브로 잡아내고 스타트를 끊은 선행주자를 아웃시켜 더블플레이를 완성시키는가 하면, 3회와 4회 모두 직접 타구를 잡아낸 후 이닝을 매조지하는 순발력을 보였다. 비록 7회 2사 후 진갑용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1점을 내줬더라도 완벽에 가까운 투구. 게다가 팀의 4연패를 끊고 팀 6위를 탈환하는 의미있는 역투였다.

하지만 단순히 ‘기록’만으로 김선우의 가치를 평가할 순 없다. 그가 진정한 에이스인 이유는 따로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5회 2사 후 손시헌이 정형식의 3유간 쪽 깊은 타구를 잡아 1루에 던졌지만 주자가 세이프 됐다. 그때 마운드에 있던 김선우는 손시헌을 향해 손을 들었다. “괜찮다”는 제스처였다. 결국 용덕한이 도루를 저지하며 이닝종료. 덕아웃을 향해 들어오던 그는 손시헌의 등을 두들기며 격려했다.

이 뿐만 아니다. 그는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향해 갑자기 한 가지 부탁을 했다. 전날 호투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이용찬을 바라보며 “우리 막내 승운이 너무 안 따른다. 기 좀 불어 넣어 달라”고 했다. 선발등판 직전, 올시즌 7차례나 잘 던지고 승을 못 챙긴 불운의 주인공이면서 팀 동료 챙기기에 더 열을 올리는 모습이었다.

이날 승리의 공도 모두 동료에게 돌렸다. 그는 “타자들의 도움이 컸다. 특히 (김)동주 형이 1회에 2점 홈런을 쳐주면서 3점차를 만들어준 게 편안하게 던질 수 있었던 비결”이라며 “5일 간격 등판이 쉽진 않지만 나뿐 아니라 전 선수들이 육체적이나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투수조 맏형으로 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고 다 같이 힘을 내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트위터 @hong927)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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