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 D-1]파월 돌연 “100m 못 뛴다”… 볼트는 웃겠지만 흥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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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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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최고의 흥행카드로 꼽혔던 남자 100m 세계기록(9초58) 보유자 우사인 볼트(25)와 올 시즌 최고기록(9초78) 보유자 아사파 파월(29·이상 자메이카)의 대결이 무산됐다.

볼트를 꺾을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자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꼽히던 아사파 파월은 25일 이번 대회 100m 레이스 불참을 전격 선언했다. 이에 따라 육상의 꽃으로 불리는 남자 100m 레이스는 볼트의 독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파월의 에이전트사인 도일 매니지먼트는 25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공식 홈페이지에서 “파월이 계속되는 허벅지 안쪽 통증으로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에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파월의 불참으로 이번 대회 최고 인기 종목에서 기대되던 숨 막히는 경쟁이 사라지면서 대회 흥행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도일 매니지먼트는 “파월이 7월 30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경기를 마친 뒤 허벅지 부상 후유증에 시달려왔다”고 밝혔다. 부상을 당한 뒤 파월은 8일 정도 쉬고 트랙에 복귀했지만 전력 질주를 할 때마다 허벅지 부위가 달아올랐다고 했다. 이에 따라 파월은 최근 국제대회에 불참해 왔다.

도일 매니지먼트는 “파월이 대구에서 뛰려고 지난 2주 동안 받을 수 있는 치료는 모두 받았다”며 “그러나 컨디션이 100%가 아니고 뛸 때마다 통증이 올 것이라고 판단해 결국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월은 이번 결정에 매우 화가 났으나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100m 출전은 포기했지만 400m 계주에는 나올 가능성이 있다. 도일 매니지먼트는 “파월은 400m 계주에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며 “계주는 대회 마지막 날인 9월 4일 열리기 때문에 파월이 부상에서 회복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파월의 포기로 이번 대회 남자 100m 레이스는 맥이 빠질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역대 2위 기록(9초69) 보유자인 타이슨 게이(29·미국)는 고관절 수술로 불참했고 올 시즌 3위 기록(9초80)을 갖고 있는 스티브 멀링스(29·자메이카)는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 양성반응이 나와 출전하지 못했다. 이들이 빠지면서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는 볼트와 파월의 2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파월은 올 시즌 9초78로 참가 선수 중 가장 좋은 기록을 냈다. 반면 볼트는 시즌 최고 기록이 9초88로 파월과 0.10초나 차이가 난다. 올 시즌 9초80 안쪽의 기록을 세운 선수는 파월과 게이뿐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에서는 볼트보다 파월이 우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쳐왔다.

하지만 파월마저 빠지면서 볼트는 손쉽게 금메달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4년 만에 트랙에 복귀한 저스틴 게이틀린(29·미국)과 신예 요한 블레이크(22·자메이카) 등이 있지만 볼트를 넘어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게이틀린과 블레이크의 최고 기록은 9초95다. 볼트는 이날 파월의 불참 소식을 듣자 “처음 듣는 얘기다. 어제 봤을 때만 해도 파월이 열심히 준비하는 것 같았다”며 놀라워했다.

대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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