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이 웃음 기다리다 여름이 갔네

  • Array
  • 입력 2011년 8월 25일 07시 00분


시애틀전 ML 첫 9회말 역전 끝내기 3점포
더블헤더 2차전선 솔로포…음주 설움 날려
신수 “영화같은 일…아내와 딸에게 바친다”

클리블랜드 추신수가 이달 말 충주성심학교 야구부에 3000만원 상당의 야구용품을 전달한다. 2009년 11월 ‘천하무적야구단’과의
 친선경기에서 충주성심학교 일일 감독 및 선수로 인연을 맺었던 추신수는 그 해 말 고가의 피칭머신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번 용품 
전달에는 그가 광고 모델을 맡고 있는 ㈜데상트코리아가 함께 했다. 사진은 시즌 중이라 직접 물품을 전달하지 못하는 추신수가 
성심학교 야구부원들에게 보내는 친필 편지.
클리블랜드 추신수가 이달 말 충주성심학교 야구부에 3000만원 상당의 야구용품을 전달한다. 2009년 11월 ‘천하무적야구단’과의 친선경기에서 충주성심학교 일일 감독 및 선수로 인연을 맺었던 추신수는 그 해 말 고가의 피칭머신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번 용품 전달에는 그가 광고 모델을 맡고 있는 ㈜데상트코리아가 함께 했다. 사진은 시즌 중이라 직접 물품을 전달하지 못하는 추신수가 성심학교 야구부원들에게 보내는 친필 편지.
추신수는 24일(한국시간) 자랑스런 아빠가 됐다.

클리블랜드가 시애틀과의 더블헤더를 앞두고 있던 이날 아침 프로그레시브 필드 클럽하우스에 들어간 추신수는 동료들의 축하와 선물을 받았다. 추신수의 아내 하원미 씨가 그 전날 밤에 인근 병원에서 셋째 아이이자 첫 딸인 아비게일을 낳았기 때문이다. 그 곁을 지키느라 추신수는 2-3으로 패한 시애틀전에 나서지 못했다.

진통이 길어서 추신수는 병원에 아주 오래 대기하고 있어야 했다. 그래서 야구장에 도착했을 때, 다소 지쳐보였다. 그러나 3.2kg의 아기와 산모 모두 건강해 행복한 얼굴이었다. 추신수는 이제 더 이상 아이를 갖지 않을 생각이다. 셋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제 세 아이를 위해서 추신수의 미래가 아주 바빠질 것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추신수는 24일 시애틀과의 더블헤더 첫 경기에서 9회말 역전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다. 아내와 딸을 위한 선물이었다. 아울러 1승이 절실했던 클리블랜드에도 선물이 됐다.

4-5로 뒤지고 있던 9회말 노아웃에 주자 두 명을 둔 추격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추신수는 초구를 밀어 쳐서 5.8m 높이의 좌측 담장을 넘겨 버렸다. 추신수의 메이저리그 첫 끝내기 홈런이었다. 덕분에 클리블랜드는 7-5로 이겼다.

이달 초 추신수가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했을 때 팀이 기대했던 바로 그런 ‘임팩트’였다. 매니 악타 감독은 “추신수가 이 팀을 이끌어줘야 된다. 트래비스 해프너, 마이클 브랜틀리, 그래디 사이즈모어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추신수는 더블헤더 두 번째 경기에서도 첫 타석 3루타에 이어 2회에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추신수는 올 시즌 그 어느 때보다도 타석에서 편안한 듯 보였다. 다만 아쉬운 점은 팀이 마운드 난조로 7-12로 졌다는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셋째 아이를 얻은 지 불과 몇 시간 후 이 정도의 대활약을 펼친 것은 놀라운 일이다. 추신수 스스로도 “영화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셋째 아이와 함께 지낼 소중한 순간을 포기하면서까지 야구장에 올 수 있었던 과정도 추신수를 행복하게 해줬다.

사실 악타 감독은 추신수가 24일 더블헤더에 뛸 수 있는지 여부를 아침부터 전화로 물었다. 추신수는 하원미 씨에게 답을 구했고, 부인은 “가세요”라고 허락했다. “메이저리그 야구선수에게 요구되는 현실을 이해해주는 부인을 둬서 정말 행운”이라고 추신수는 말했다.

“우리는 추신수가 야구장에 올 수 있을지조차 몰랐다. 와줘서 기뻤다”고 악타 감독은 말했다. 추신수는 끝내기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은 아비게일이었다. 그 홈런이 추신수가 아는 한, 최고의 탄생 선물이었기 때문이다.

MLB.com 앤서니 기자
사진제공 | ㈜미디어앤파트너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