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털 주장’ 사샤, 성남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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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5일 07시 00분


이적 추진 눈 밖 났다 다시 주장 완장
포항전 결승골 보답…3-0 대승 견인
수원은 연장 접전 끝 울산에 3-2 승

24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A컵 4강전에서 성남 조동건(가운데)이 포항 수비를 뚫고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24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A컵 4강전에서 성남 조동건(가운데)이 포항 수비를 뚫고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올해 FA컵 우승 트로피를 두고 성남 일화와 수원 삼성이 격돌한다.

성남 일화는 24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FA컵 준결승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3-0으로 누르고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사샤의 선제 결승골에 이어 조동건, 라돈치치의 추가 골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또 다른 준결승전에서는 수원이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울산 현대를 3-2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은 10월15일 열린다.
○성남 3-0 포항

‘버림받았던 주장’ 사샤(32·성남 일화)가 팀을 구했다.

성남 완승의 주역은 선제골로 포문을 연 사샤였다. 전반 38분, 오른쪽 크로스가 골키퍼 맞고 나오자 달려들며 왼발 슛으로 그물을 갈랐다. 경기는 급격하게 성남 쪽으로 기울었고, 조동건과 라돈치치의 추가 골이 터졌다.

사실 사샤는 2군 무대에 있을 뻔 했다. 여름 이적시장 때 약속을 어기고 FC서울 이적을 추진했다가 성남 신태용 감독의 눈 밖에 났다. 자존심 강한 신 감독은 “후반기에 절대 사샤를 쓰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2군으로 보내고 주장 완장도 김성환에게 줄 생각이었다. 그러나 구단의 간곡한 설득에 마음을 돌렸다.

사샤는 전보다 두 배 노력했다. 팬들에게 사과편지를 쓰며 이해를 구했고, 훈련 때도 더 열심히 구슬땀을 흘렸다. 결국 신 감독은 사샤에게 주장 완장을 채워주며 다시 기회를 줬다. 사샤는 가장 중요한 순간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수원 3<1연0>2 울산


1년 6개월 만에 수원으로 복귀한 박현범이 결승골로 친정팀을 FA컵 결승전에 올려놓았다.

박현범은 2-2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후반 6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염기훈이 크로스한 볼을 문전에서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이 볼은 울산 골대의 오른쪽 포스트를 튕긴 뒤 골라인을 따라 흐르다 왼쪽 포스트를 맞고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친정 복귀 이후 첫 골이 결승골이 됐다.

2009 시즌에 부진했던 박현범은 수원을 떠나야 했다. 배기종과 함께 2대2 트레이드로 제주 유니폼을 입었다. 원치 않게 팀을 바꾼 박현범은 독기를 품었고, 지난해 제주를 K리그 준우승으로 이끄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수원으로 컴백한 그는 미드필드 핵심요원으로 자리 잡았다.

수원|최용석 기자 (트위터@gtyong11) gtyong@donga.com
성남|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사진|국경원 기자 (트위터 @k1isonecut)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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