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선수권 D-21]‘한증막 레이스’… 메달 냄새가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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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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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보의 희망 김현섭

“마라톤 말고 경보도 있어요.” 경보 대표팀 선수들이 5일 강원 고성군 화진포 호수 인근 도로에서 훈련하고 있다. 앞 두줄 왼쪽부터 변영준, 임정현, 김현섭, 김동영, 박칠성. 고성=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마라톤 말고 경보도 있어요.” 경보 대표팀 선수들이 5일 강원 고성군 화진포 호수 인근 도로에서 훈련하고 있다. 앞 두줄 왼쪽부터 변영준, 임정현, 김현섭, 김동영, 박칠성. 고성=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우리도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5일 강원 고성군 화진포 호수 인근 도로. 새까맣게 그을린 선수들이 발걸음을 빨리하고 있었다. 팔을 크게 흔들고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왕복 2km 코스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했다. 웃통을 벗은 선수들의 등에선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햇볕이 뜨겁지만 경쟁은 더 뜨거웠다. 27일 개막하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경보에 출전할 남자 대표선수들이다.》
김현섭(26)과 임정현(24), 김동영(31·이상 삼성전자), 박칠성(29·상무), 변영준(27·대구시청). ‘걷는 마라톤’ 경보에서 메달의 냄새가 피어나고 있다. 마라톤 간판 지영준(30·코오롱)이 부상으로 탈락하면서 개인 종목 노 메달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1시간19분31초로 올 시즌 세계 랭킹 7위인 남자 20km의 김현섭이 메달에 근접해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현섭은 주니어 시절부터 한국 경보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2004년 세계주니어육상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한국 경보 사상 처음으로 시상대에 올랐고, 2007년에는 한국 선수 중 처음으로 20km 경보에서 1시간20분대에 들어갔다. 2008년에는 한국기록을 1시간19분대까지 단축했고 지난해와 올해도 한국기록(1시간19분31초)을 경신했다.


김현섭은 2005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챌린지 대회에서 8위에 올라 사상 처음으로 톱10에 들었고 2006년에는 슬로바키아로 건너가 유럽육상연맹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 국제무대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세르게이 모조로프(러시아)가 2008년 세운 세계 기록(1시간16분43초)과의 격차는 크지만 날씨와 지리 등 모든 것에 익숙한 안방 대구에서 열려 메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여름 대구 날씨는 무더위로 악명이 높아 선선하고 건조한 날씨에 익숙한 유럽 선수들이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기록 경쟁보다는 순위 싸움 양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이민호 대표팀 코치는 “1시간21분대에서 메달 색깔이 결정된다면 김현섭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있다. 김현섭은 더위에서도 자기 기록을 낼 수 있도록 훈련했다”고 말했다. 김현섭은 체력과 승부 근성도 좋아 무더위와의 싸움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3시간50분11초로 남자 50km 올 시즌 랭킹 17위인 박칠성은 20km에서 김현섭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한 뒤 50km에서 상위권 도약을 꿈꾼다. 1시간22분7초의 변영준은 20km에 출전하고 3시간53분5초의 임정현과 3시간53분52초의 김동영은 50km에 출전한다. 여자 20km에는 전영은(23·부천시청)이 나선다.

고성=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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