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kg거구도…팔 깁스한 선수도… 온몸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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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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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양준혁 야구 페스티벌’48개팀 1000명 꿈 향해 달려

양준혁 SBS-ESPN 해설위원이 제2회 양준혁 청소년 야구 드림 페스티벌에서 타격 시범을 보이고 있다. 양준혁야구재단 제공
양준혁 SBS-ESPN 해설위원이 제2회 양준혁 청소년 야구 드림 페스티벌에서 타격 시범을 보이고 있다. 양준혁야구재단 제공
한여름 태양이 내리쬐는 대구는 뜨거웠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에 학생들은 치고 달렸다. 표정은 한없이 밝았다. 그들은 야구를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31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에서 열린 제2회 양준혁 청소년 야구 드림 페스티벌. 지난해 삼성에서 은퇴한 ‘기록의 사나이’ 양준혁(42)이 설립한 양준혁 야구재단이 주최한 이 행사에는 전국 중고교 48개 클럽 팀의 1000여 선수가 참가했다. 프로를 지망하는 선수가 아니라 취미로 야구를 하는 선수들만 모였다.

하지만 열기만큼은 프로 선수 못지않았다. 100kg이 넘는 거구의 선수도, 한쪽 팔에 깁스를 한 선수도, 오른 어깨를 다쳐 왼손으로 던지는 선수도 마음껏 운동장을 내달렸다. 경기에 나가지 못하면 더그아웃에서 열심히 응원을 했다.

양준혁 SBS-ESPN 해설위원은 “유소년 야구는 야구 원로들의 도움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성인들 역시 자기 힘으로 사회인 야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야구에서 소외돼 있다. 미래의 주역인 우리 청소년들이 야구를 즐기면서 공부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대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큰 보람을 느낀다. 야구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 야구는 규칙의 스포츠다. 그 속에서 선수들은 질서를 지키고 사회성도 익힌다. 희생 번트도 있고 홈런도 있다. 선진국에서는 야구 같은 팀 스포츠를 통해 리더가 배출된다. 앞으로 우리 교육도 공부에만 매몰되지 않고 전인적 인간을 양성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회 대회만 해도 양준혁은 대회 경비 전액을 자비로 부담했다. 2회째인 올해는 코오롱 등 기업들이 적잖은 후원을 했다. 하늘도 도왔다. 개막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비가 많이 내려 새벽부터 운동장을 정비해야 했지만 행사 기간 내내 날씨가 좋았다.

양준혁 야구재단은 앞으로 야구 캠프와 방과 후 야구교실 등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예정이다. 또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다문화가정 자녀들로 구성된 야구팀도 창단할 계획이다.

대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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