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을 달구자… 대구세계육상 D-35]의족 스프린터냐 휠체어 러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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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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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막전날 휠체어 400m 경기… 피스토리우스와 기록 경쟁

‘블레이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남아공)가 8월 28일 달구벌을 달린다. 그가 출전하는 400m 예선이 이날 열린다. 그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최초의 장애인 스프린터다. 그렇다면 피스토리우스는 장애인 중 가장 빠르다고 할 수 있을까.

장애인 종목은 비장애인에 비해 아주 복잡하다. 시각장애인과 절단장애인이 같은 조건에서 경쟁할 수 없으므로 한 종목이 장애 유형과 등급에 따라 세분된다. 양쪽 다리 무릎 아래가 없는 피스토리우스는 T43등급이다. 그는 이 등급에서 100m, 200m, 400m 세계기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장애 유형과 등급을 불문하면 100m와 200m는 시각장애 선수가, 400m 이상은 휠체어 선수가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휠체어 선수는 피스토리우스보다 중증 장애인이지만 바퀴의 힘을 빌리기 때문에 유리하다. 특히 장거리로 갈수록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800m를 넘어가면 비장애인 세계기록마저 뛰어넘는다. 마라톤의 경우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보다 40분 이상 빠르다.

피스토리우스가 등장하기 전까지 장애인육상 400m에서는 휠체어 선수들의 기록이 독보적이었다. 그러나 피스토리우스는 20일 자신의 기록을 45초07로 앞당기며 휠체어 세계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가 대구에서 다시 기록을 경신하면 이 종목에서 휠체어를 넘어선 첫 번째 선수가 된다.

마침 폐막 전날인 9월 3일에는 휠체어육상 남자 400m(T53등급) 경기가 열린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에 요청해 마련한 이벤트다. 비록 맞대결은 아니지만 의족과 휠체어의 스피드 경쟁은 대구 대회의 또 다른 볼거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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