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하늘이 내린 상금 29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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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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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비가 내린 뒤 안개에 뒤덮인 정선 하이원CC 9번홀 그린. 7∼10일로 예정됐던 채리티하이원리조트오픈은 나흘 내내 계속된 악천후로 한국 프로골프 사상 최초의 1라운드 대회로 막을 내렸다. 한국프로골프투어 제공
10일 비가 내린 뒤 안개에 뒤덮인 정선 하이원CC 9번홀 그린. 7∼10일로 예정됐던 채리티하이원리조트오픈은 나흘 내내 계속된 악천후로 한국 프로골프 사상 최초의 1라운드 대회로 막을 내렸다. 한국프로골프투어 제공
한국 프로골프에서 참가 선수 전원이 상금을 받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유럽투어로 열리는 발렌타인 챔피언십을 제외하고 국내 대회 가운데 코오롱 한국오픈과 함께 가장 많은 10억 원의 총상금이 걸린 채리티 하이원리조트오픈에서 생긴 일이다.

우승 상금만 2억 원인 하이원리조트오픈은 예정대로라면 7일에서 10일까지 정선 하이원CC(파72)에서 4라운드에 걸쳐 열려야 했다. 그런데 대회 첫날부터 줄기차게 내린 비가 문제였다. 1라운드가 열린 7일 비구름이 해발 1137m에 위치한 골프장 전체를 덮는 바람에 절반 가까운 선수들이 라운드를 끝내지 못했다. 이틀째인 8일에도 계속되는 비로 수차례 경기가 중단되면서 37명의 선수가 채 1라운드도 마치지 못했다.

3일째인 9일에도 기상 악화로 2라운드를 마친 선수가 3명밖에 되지 않는 등 파행은 계속됐고 대회 조직위는 72홀 경기를 54홀로 축소하기로 했다. 하지만 마지막 날인 10일조차 하늘은 선수들의 바람을 외면했다. 오전 6시 30분부터 재개될 예정이던 경기는 비와 짙은 안개로 7차례에 걸쳐 4시간 10분이나 지연됐고 경기위원회는 결국 10시 40분에 대회 종료를 선언했다.

공식 대회가 1라운드로 끝난 것은 1958년 제1회 한국프로골프선수권대회 개최로 한국 프로골프가 본격 태동한 이후 처음 있는 일. 이전까지 2라운드로 끝난 대회는 두 차례(1983년 부산오픈, 1989년 포카리스웨트오픈) 있었다.

규정에 따라 대회 조직위는 총상금의 50%인 5억 원을 참가 선수 전원에게 균등 배분했다. 5억 원 가운데 대회 전 약속한 기부금 10%를 제외한 4억5000만 원을 출전 선수 153명(아마추어 3명 제외)에게 294만1176원씩 나눠줬다. 규정에 따르면 3라운드 이상 종료 시에만 상금을 100% 지급하고, 2라운드 종료 시에는 총상금의 75%를 상금분배표에 따라 지급하게 되어 있다.

한편 이번 대회는 공식 대회로 성립되지 않아 1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쳤던 이민창(24)의 코스레코드도 인정받지 못하게 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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