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제국, 그린을 정복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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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남자 랭킹 1~3위 휩쓸어…
15위 이내 영국선수들도 40% 달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리며 세계를 호령했던 대영제국. 이제 그 영화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하지만 필드에선 화려했던 과거를 부활시키며 골프 종가의 자존심을 되찾고 있다.

28일 발표된 세계 남자 골프 랭킹에서 영국 선수 3명이 1∼3위를 휩쓸었다. 루크 도널드(잉글랜드)가 1위를 지켰고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가 2위를 유지했다. 지난주 US오픈에서 갖가지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지난주 4위에서 개인 최고인 3위에 진입했다. 1986년 세계 랭킹 제도가 도입된 뒤 영국 선수 3명이 상위 세 자리를 휩쓴 것은 처음이다. 영국 선수들은 축구처럼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의 이름을 걸고 출전하고 있다. 6∼15위에도 8위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 13위 폴 케이시, 14위 이언 폴터(이상 잉글랜드)가 포진해 있다. 15위 이내에 영국 선수는 40%에 이른다.

올해 초 세계 10위였던 매킬로이는 랭킹을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매킬로이는 “우리는 남보다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며 서로를 꺾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경쟁하면서 실력을 키운 덕분”이라고 말했다.

영국 선수들은 세계 골프의 주도권을 미국에서 유럽으로 옮기는 데 앞장서고 있다. 탄탄한 주니어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유망주를 조기에 발굴해 집중적으로 키운 효과를 보고 있다. 어려서부터 난도가 높은 코스와 악천후 속에서 집중적으로 실전 위주의 훈련을 하다 보니 악조건에 대한 적응력이 높다. 특정 지역의 대회를 고집하지 않고 아시아, 호주, 유럽, 미국, 아프리카 등을 돌며 두루 성적을 내고 있는 것도 랭킹 상승의 비결로 꼽힌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세계 골프 랭킹(28일 현재):: (1)루크 도널드(잉글랜드·포인트 9.14점) (2)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8.66점) (3)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7.23점) (4)마르틴 카이머(독일·7.12점) (5)스티브 스트리커(미국·6.39점) … (16)최경주(4.35점) (17)타이거 우즈(미국·4.22점) … (30)김경태(3.43점) (33)양용은 (3.19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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