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정리를 위한 10여 분이 흐른 뒤 오전 10시 정각에 시작된 재판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의 혐의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재판장의 신문에 모두가 “인정한다”고 대답하자 재판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러나 검사측이 “현재 진행 중인 승부조작 수사에 이들 피고인들 중 일부가 관련돼 있어 모든 조사가 끝난 뒤 전체 속행을 희망한다”고 했다. 그러자 김정겸 측 변호사는 “오늘 결심을 해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검찰도 김정겸과 전주 2명에 한해 결심 공판에 동의했다. 증인신문 없이 재판이 이어졌다. 검찰은 김정겸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구형했다. 전주 이 씨와 곽 씨에게는 각각 징역 2년씩을 구형했다.
이어진 최후진술. 전주 2명은 “할 말이 없다”고 짧게 대답한데 반해 “재판부의 선처를 부탁드린다”는 변호인의 변론 이후 김정겸은 “제 행동이 얼마나 무모하고 잘못된 일인지 깊이 깨닫고 반성한다. 아끼는 후배(김바우)가 승부조작을 제의했을 때 하지 말라고 말렸어야 했는데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재판장이 “언제쯤 다음 공판을 진행할 수 있겠느냐”고 묻자 검찰은 “피고인 일부가 현재 조사건과 연루돼 있다. 시간이 필요하다. 한 달쯤”이라고 답했다. 예상보다 긴 수사 시일에 법정에서는 짧은 탄식이 들렸다. 검찰은 “좀 더 수사에 박차를 가해 2주 내에 마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재판장은 “7월12일 오전 10시에 다음 공판을 열겠다”고 결론 내렸다.
공판과는 별개로 검찰은 전남, 상주, 제주 등을 상대로 한 2차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1차 수사 때처럼 대부분이 구속 처리됐다. 정윤성 등 전남 2명이 이미 구속됐다. 강원의 박 모, 전북 염 모, 상주 박 모와 주 모, 부산 이 모, 전 대구 김 모 역시 구속 기소됐다. 전남 백 모 선수는 자진신고 형태로 검찰에 들어와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창원지검은 작년까지 제주에서 뛴 최 모와 전 모 선수 등 추가적으로 선수들을 소환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광주 상무(현 상주)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이 중 몇몇은 자진신고 형태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남장현 기자 (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