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연 “일본 적응 끝…허벅지 굵어져 걱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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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9일 07시 00분


일본리그 진출 3경기 연속골 등 맹활약
태극마크 달고 18일 일본과 평가전 골
“9월 올림픽 예선 한일전도 맡겨주세요”

지소연은 해외진출 덕분에 일본여자축구에 대한 두려움을 떨쳤다며 한국의 20102년 런던올림픽 본선 진출에 힘을 보태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스포츠동아DB
지소연은 해외진출 덕분에 일본여자축구에 대한 두려움을 떨쳤다며 한국의 20102년 런던올림픽 본선 진출에 힘을 보태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스포츠동아DB
한국 여자축구가 세계무대로 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하는 상대가 일본이다. 한국은 9월부터 중국, 일본, 북한, 태국, 호주 등 6개 팀과 2012런던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풀 리그)을 치른다. 최소 2위를 차지해야 런던행 티켓을 따낼 수 있다.

숙적 일본과는 2차전에서 맞붙는다. 한국을 올림픽 본선으로 이끌 기대주는 ‘지메시’ 지소연(20·고베 아이낙)이다. 지소연은 현재 일본 여자축구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용병으로 뛰면서 일본여자축구의 장단점을 훤히 꿰고 있다.

○일본, 해볼만 하다

지소연은 A매치 34경기에서 20골을 넣었다. 어린 나이에 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자리 잡은 지소연이지만 일본은 늘 두려운 상대였다.

지소연은 지난 18일 열린 일본과의 친선경기 이전까지 태극마크를 달고 치른 4차례 한일전에서 1무3패로 단 한번도 승리를 경험하지 못했다. 골도 넣지 못했다.

장대비 속에서 치른 18일 평가전에서 지소연은 드디어 일본을 상대로 골을 터트렸다. 0-1로 뒤지던 상황에서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1-1 무승부. 이기지 못했지만 자신감을 얻었다.

“예전에는 일본만 만나면 위축이 됐는데 지금은 다르다. 충분히 해볼만 하다.”

일본 리그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지소연은 “현대축구는 수비수 뿐 아니라 공격수도 전방이나 하프라인에서 적극 수비에 가담해야 한다. 일본은 이런 게 체계화돼 있어 많은 공부가 된다”고 말했다.

지소연은 처음 일본에 갔을 때는 선수들이 자신을 얕본다는 걸 느꼈다. 실력으로 보여줘야 했다. 리그 개막 후 2경기에서 득점이 없었지만 이후 3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데뷔 골은 해트트릭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동료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이번 한일전을 마치고 고베 선수들은 “비만 안 왔으면 우리(일본)가 이겼을 것이다”면서도 “솔직히 한국이 정말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승부욕 강한 지소연은 한 마디를 거들었다.

“수중전이 아니면 오히려 우리가 더 잘할 수 있었다. 한국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제대로 알려주고 싶었는데….”

○축구에만 집중

지소연은 예전의 호리호리하던 몸매가 아니었다. 언뜻 보기에도 탄탄했다. 1월 일본 출국 당시 “체중을 3∼4kg 늘려 정상 컨디션을 찾겠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켰다. 그만큼 잘 적응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소연은 “근력이 붙고 힘도 좋아졌다. 그런데 허벅지가 너무 굵어져 걱정이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일본어도 이제는 귀가 열렸다. 알아듣긴 하는데 빨리 말이 안 나와 답답하다”며 웃음을 지었다.

일본 리그는 7월 24일까지 경기가 없다. 잠시 짬을 내 한국에 들어와 가족이라도 만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지소연은 “그럴 때가 아니다”고 손을 내저었다.

“올림픽 티켓 따고 팀 우승시키고 리그에서 경기 당 1골 씩 넣으려면 지금 더 바짝 훈련해야 한다.”

윤태석 기자 (트위터 @Bergkamp08)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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