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39년만에 스탠리컵 ‘번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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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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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서 밴쿠버에 7차전 깜짝 승리… 챔프전 우승
충격적 패배에 성난 밴쿠버 팬들 밤늦도록 폭동

16일 캐나다 밴쿠버의 로저스아레나. 아이스하키가 국민 스포츠인 캐나다에서 북미아이스하키리그 밴쿠버 커넉스와 보스턴 브루인스의 스탠리컵 결승 7차전(7전 4선승제)이 열렸다.

좌석을 가득 메운 1만8000여 밴쿠버 팬의 머릿속엔 ‘우승’ 외에 다른 단어는 들어 있지 않았다. 시내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지켜보던 100만여 밴쿠버 팬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기대는 절망으로 바뀌었다. 밤늦도록 밴쿠버는 성난 팬들의 폭동으로 몸살을 앓았다.

6차전까지 홈팀이 모두 승리한 챔프전에서 이날 보스턴은 홈팀 밴쿠버를 4-0으로 꺾는 기적을 만들었다. 원정 1, 2차전에서 졌던 보스턴은 최종 7차전까지 승부를 몰고 가 4승 3패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이뤄냈다. 1972년 이후 39년 만의 정상 복귀였다.

시즌 초만 하더라도 전문가들은 아무도 보스턴을 우승 후보라 생각하지 않았다. 게다가 마지막 7차전은 보스턴의 방문경기. 7전 4선승제로 우승을 다투는 미국프로야구, 프로농구, 아이스하키리그 등에서 7차전까지 가 방문팀이 홈팀을 이긴 경우는 최근 20경기에서 한 번(2009년 아이스하키 피츠버그 펭귄스가 디트로이트 레드윙스를 2-1로 꺾음)에 불과했다.

1970년 창단 이후 첫 우승을 노렸던 밴쿠버는 이번 시즌 양대 콘퍼런스 30개 팀 중 최고 승률을 기록하는 등 우승 후보 1순위였기에 충격이 더 컸다. 30개 팀 가운데 캐나다를 연고지로 둔 팀은 밴쿠버 등 6개 팀. 캐나다 팀은 1993년 몬트리올 커네이디언스 이후 미국 팀과 5차례 정상을 놓고 격돌했으나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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