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16년 집념’ 무릎부상에 무릎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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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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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5년부터 개근한 US오픈 눈물의 불참선언

2008년 6월 US오픈에서 그는 다리를 절며 나흘 동안 연장전 19개 홀을 포함해 91홀을 도는 사투 끝에 기어이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인간 승리의 주인공은 타이거 우즈(36·미국)였다. 당시 우즈는 4월에 무릎 수술을 받은 뒤 복귀 무대에서 챔피언이 됐다. 이 우승으로 통산 14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해 잭 니클라우스의 최다 기록(18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이런 사연으로 우즈는 16일 개막하는 올해 US오픈에서 다시 한 번 감동의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그는 4월 마스터스 3라운드 17번홀 소나무 아래에서 구부정한 자세로 무리하게 공을 치다 입은 왼쪽 무릎과 아킬레스힘줄 부상으로 골프 휴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 출전했다 9홀 42타로 무너지며 통증 악화로 기권한 뒤 이번 대회를 재복귀전으로 삼았다.

하지만 우즈는 대회 참가를 번복해 실망감만 잔뜩 안겨줬다. 우즈는 8일 자신의 웹사이트와 트위터 등을 통해 “아직 몸이 완쾌되지 않아 US오픈에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단기적으로 너무 실망스럽지만 멀리 내다봐야 한다. 무리하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우즈는 아마추어 때인 1995년부터 개근하며 3차례 우승했던 US오픈을 17년 만에 빠지게 됐다.

우즈가 언제 필드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의문으로 남았다. 그는 30일 시작되는 본인 주최의 AT&T내셔널과 올해 남은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 출전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부상 이력이 오래됐고 그 부위도 미식축구 선수처럼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우즈는 이미 4차례나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았다. 마스터스에서 입은 부상은 8주 정도면 완치가 될 것으로 보였으나 차도는 더뎠다.

자신의 이름을 딴 인천의 골프장인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7일 방한한 니클라우스는 “상체만을 이용해 멀리 강하게 치려는 우즈의 스윙은 부상 위험이 많다. 내 기록이 깨지는 건 바라지 않지만 우즈가 도전조차 못하는 현실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때 니클라우스를 넘어서는 건 시간문제로 여겨졌던 우즈는 성 추문과 부상 장기화로 3년째 메이저 14승에 묶여 있다. 게다가 우즈는 몸뿐 아니라 마음의 병이 더 심각하다는 얘기를 듣는다. 우즈는 2009년 11월 호주 마스터스 우승 후 550일 넘게 무관에 그치고 있다. 기나긴 터널의 탈출구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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