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윤기원 모친 “아들 죽음의 진실 밝혀달라”…허정무 감독에 편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6일 17시 01분


코멘트

"아들 죽음 헛되지 않게 진실 밝혀 달라"

"아들의 오명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진실을 밝혀주세요."

25일 인천 유나이티드 구단 사무국에 우체국 소인이 찍힌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됐다. 발신인은 인천 골키퍼였던 고(故) 윤기원의 어머니 옥정화 씨, 수신인은 허정무 감독.

윤기원은 6일 자신의 자동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대해 일부에선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된 뒤 조직폭력배의 협박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택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았다.

편지에서 옥 씨는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옥 씨는 "20일이 아들의 생일이었다. 갑자기 유명을 달리한 아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식사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온갖 추측이 회오리치는 이 몹쓸 세상 속으로 기원이와 남겨진 가족들을 몰아넣는 언어들이 난무하고 있다"고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옥 씨는 또 "축구공에 밥 말아먹겠다던 아들이 그 뜻을 펼치지도 못한 채 꺾여버렸다. 아들의 죽음이 헛되이 되지 않고 오명을 바로잡기 위해 진실을 꼭 밝혀 달라"고 허 감독에게 부탁했다.

현재까지 윤기원의 승부조작 관련 여부는 드러난 것이 없다. 검찰도 윤기원의 자살동기가 승부조작과 관련된 협박 때문이라는 소문이 있지만 이번 사건과 연계해 수사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죽어서 말이 없는 아들을 대신해 부모로서 억울한 심정을 호소한 옥 씨와 그 가족들. 이들이 원하는 진실이 밝혀지기를 윤기원을 사랑했던 팬들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