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신경식 코치가 두산 선발? 203cm 니퍼트 유니폼 못챙겨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5월 11일 07시 00분


10일 광주경기 1회말 두산의 수비. 선발투수가 등장했다.

놀랍게도 마운드에 오른 투수의 유니폼은 등번호 83번, 이름 신경식. 나이 51세로 현역에서 은퇴한지 20년이 다 돼가는 신경식 코치가 왜 갑자기 마운드에 올랐을까. 쑥스럽게 마운드에 오른 진짜 주인공은 외국인 에이스 니퍼트였다.

지난 시즌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니퍼트는 아직 원정경기에 직접 모든 유니폼과 장비를 챙겨야 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이날은 특히 선발투수였기 때문에 마음이 더 급했다.

광주에서 잠실은 퀵서비스를 보내도 3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 어쩔 수 없이 두산과 니퍼트는 심판과 KIA에 양해를 구하고 다른 선수의 유니폼을 대신 입기로 했다. 그

러나 또 하나의 장벽은 203cm에 이르는 니퍼트의 큰 키였다. 207cm 장민익이라도 1군에 있다면 고민이 없겠지만 투구에 방해되지 않는 비슷한 사이즈의 유니폼을 찾기 어려웠다. 결국 마지막에 낙점된 건 190cm에 이르는 최장신 신경식 코치였다. 이날 광주는 5월 평년기온보다 더운 날씨에 습도까지 높았다. 유니폼을 빌려준 신경식 코치는 점퍼도 벗지 못하고 덕아웃을 지켰다.

그래도 코치 유니폼을 빌려 입은 것은 양반이다.

넥센 장기영은 지난해 대전 원정길에 유니폼을 가져가지 않아 수소문 끝에 자신에게 꼭 맞는 여성 팬의 유니폼을 빌려 입기도 했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훈련 때는 뒤늦게 합류한 임태훈이 김광현의 유니폼을 입고 훈련하자 일본 매체들이 일종의 위장술인 ‘카케무사’라고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광주|이경호 기자 (트위터 @rushlkh)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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