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맞는 프로야구 기록 살펴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9일 03시 00분


마의 22연승… 꿈의 4할타…
투타, 30년의 전설들

1982년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30년을 맞았다. 공자는 30세를 이립(而立)이라 불렀다. 학문의 기초를 확립하는 시기라는 뜻이다. 프로야구는 지난 29년 동안 차근차근 기반을 다졌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기록이 탄생했다. 이립을 맞은 프로야구의 기록을 돌아본다.

역사적인 프로야구 첫 경기는 1982년 3월 27일 동대문구장에서 열렸다. MBC와 삼성의 경기였다. 당시 6개 구단으로 출범한 프로야구는 이제 아홉 번째 구단 창단을 눈앞에 두고 있다. 팀당 80경기, 총 240경기였던 연간 경기 수는 팀당 133경기, 총 532경기로 늘었다.

첫해부터 프로야구는 값진 기록을 쏟아냈다. 백인천(MBC) 감독 겸 선수가 기록한 타율 0.412는 지금까지 유일한 4할 타율이다. 투수 박철순(OB)이 세운 22연승(15선발승+7구원승)은 미국과 일본을 통틀어 단일 시즌 최다 연승으로 남아 있다.

투수 한 시즌 최다승은 이듬해 나왔다. ‘너구리’ 장명부(삼미)는 1983년 역대 최다인 36차례 완투를 하며 30승(16패)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포스트시즌까지 포함하면 한 시즌 최다승인 31승의 주인공은 최동원(롯데). 1984년 정규시즌 27승으로 다승왕에 오른 그는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따내며 팀 우승을 이끌었다. 요즘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역대 최단시간 경기는 1985년에 나왔다. 9월 21일 롯데-청보 대결에서 임호균과 장명부가 각각 96구, 105구로 완투했고 1시간 33분 만에 롯데의 승리로 끝났다. 반면 5시간 이상 걸린 경기는 2000년대 이후 쏟아져 나왔다. 역대 최장시간 경기는 2009년 5월 21일 KIA-LG전으로 5시간 58분(연장 12회)이 걸렸다.

팀 최다 연승 기록은 2000년대 최강 팀 SK가 갖고 있다. 2009∼2010년에 걸쳐 22연승을 거뒀다. 반면 최다 연패는 삼미가 1985년 기록한 18연패.

가장 많이 우승한 팀은 KIA다. 전신 해태를 포함해 10차례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삼성이 4회(1985년 통합 우승 포함)로 그 뒤를 잇는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 가장 많이 진출한 팀은 삼성이 12회로 가장 많다. KIA는 삼성보다 2차례 적게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모두 우승했다.

2003년 이승엽(삼성)의 아시아 최다 홈런(56개), 2010년 이대호(롯데)의 세계 최초 9경기 연속 홈런 등 29년 동안 풍성한 기록이 나왔다. 그러나 아직 한국 프로야구에서 나오지 않은 기록이 있다. 퍼펙트 경기다. 투수가 9이닝을 완투하며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는 완벽한 투구. 메이저리그는 20차례, 일본 프로야구도 16차례 이 기록이 나왔지만 한국은 노히트노런만 10차례 나왔다. 그나마 2000년 송진우(한화) 이후로는 명맥이 끊겼다. 올해는 30년 만에 퍼펙트 경기 대기록을 볼 수 있을까.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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