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의 반격, 다시 불붙은 1위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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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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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74. 경기 시작 후 8번째 동점. 남은 시간은 2분 안팎이었다. 정규시즌 우승을 다투고 있는 KT와 전자랜드의 시즌 마지막 대결은 막판까지 열기를 토했다. 승자를 가늠하기 힘들던 분위기는 정영삼의 손끝에서 전자랜드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정영삼은 종료 2분 6초 전 코트 정면에서 깨끗한 3점슛을 터뜨렸다. 반격에 나선 KT는 표명일이 골밑을 파고들다 서장훈의 수비에 막혀 공을 흘렸다. 속공 기회를 맞은 정영삼은 종료 1분 34초 전 코트 왼쪽 45도 지점에서 다시 3점슛을 꽂았다. 80-74. 3쿼터 한때 14점 차까지 뒤졌던 전자랜드가 승기를 단단히 틀어쥔 순간이었다.

2위 전자랜드는 인천에서 열린 선두 KT와의 경기에서 정영삼(17득점)의 막판 활약에 힘입어 84-80으로 이기고 5연승을 달렸다. 전자랜드는 36승 14패를 기록해 KT를 1경기 차로 바짝 추격하며 최소 2위를 확보해 2004년 이후 7년 만에 4강에 오르게 됐다. 이날 패했다면 KT의 매직넘버가 1로 줄어들어 사실상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포기해야 했던 전자랜드는 정상을 향한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전자랜드 문태종은 25점을 넣었고 서장훈(15득점)도 제몫을 다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가드들이 잘해야 승산이 있다고 봤는데 정영삼이 자신감을 찾을 것 같다. 이제 끝까지 해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전자랜드는 1쿼터에만 14점을 집중시킨 문태종이 3쿼터 초반 일찌감치 4반칙에 걸린 뒤 4쿼터 종료 2분 23초 전 5반칙으로 물러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정영삼의 연속 장거리포에 이어 서장훈이 2점 차로 앞선 종료 5.3초 전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어 승리를 지켰다. 서장훈은 경기 종료 직전 4점을 연속해 넣으며 대미를 장식했다.

조성민(32득점)과 찰스 로드(24득점)가 공격을 주도한 KT는 박상오가 전자랜드 이현호, 이한권의 집중 수비에 막혀 7점에 그쳤고 4쿼터에 결정적인 외곽슛이 빗나가며 6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잠실에서 SK는 삼성을 87-77로 꺾었다. 귀화 혼혈 선수 이승준을 둘러싼 심각한 내부 갈등을 겪고 있는 삼성은 4연패의 부진에 빠져 6위 LG에 1경기 차로 쫓겼다.

인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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