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K리그 숨은 재미 찾기] 서포터-일반인 함께 소리치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3월 2일 07시 00분


2.축구기자 제언

응원의 대중화

축구 관련업계에 종사하지는 않지만 축구를 좋아하는 이들과 술자리가 최근 있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 도중 ‘K리그 경기장을 안 가는 이유’가 화두가 됐다. 이날 쏟아진 많은 의견 가운데 공통적으로 지적된 내용이 서포터와 일반 축구팬의 괴리감이었다.

A씨는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해 친구들과 축구장에 갔다. 좀 더 열기를 느끼고 싶어 골대 뒤로 갔는데 서포터들이 왜 왔냐는 식으로 쳐다봤다. 다른 편도 아니고 같은 편을 응원하는데 노골적으로 따돌리는 분위기가 느껴져 정나미가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B씨는 “조카와 함께 갔는데 90분 내내 욕설이 끊이지 않아 민망했다”고 털어놨다. K리그 모 구단 서포터 회장은 “남성적으로 강경하게 응원하는 문화가 팀에 더 충성심이 있는 것 같은 분위기로 흘렀던 것도 일부 사실이다. 같은 서포터끼리도 강성이 아니면 소외감을 느끼는데 일반인들은 오죽하겠느냐. 2002한일월드컵 이후 열기가 오래 지속되지 못한 점도 이런 탓이 크다”고 말했다.

취재현장을 가 보면 90분 내내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서포터들이 신기하고 고마우면서도 골대 뒤와 본부석 맞은편의 분위기가 너무 달라 어색한 걸 느낀 적이 종종 있다.

서포터 중심의 응원 문화를 대중으로 확산시키는 게 과연 서포터들의 몫인지에 대해서는 그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모양이다. 꼭 어느 쪽이 옳다고도 할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건 서포터가 일반 팬들을 배척하는 듯한 분위기가 형성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수원 삼성 서포터 그랑블루를 눈여겨볼만하다. 그랑블루는 작년부터 응원의 대중화를 모토로 삼고 있다. 올해는 일반인들도 쉽게 응원가를 따라 부를 수 있도록 편곡작업까지 거쳤다. 그랑블루 김일두 회장은 “일반인들이 더 친근하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려고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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