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축구 “짧고 강렬한 축제” 미국이 열광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시즌 경기수 적고 결승전도 단판승부
간단명료-직설적인 국민기질에 맞아

이날 슈퍼볼을 본 미국 내 TV 시청자는 6000만 명이 넘는다. 미국인들은 왜 이렇게 미식축구에 열광할까.

‘감독에겐 가장 어려운 스포츠지만 팬들에겐 가장 간단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 미국 언론은 미식축구를 이렇게 표현했다. 미식축구의 작전은 수천 가지가 넘는다. 양 팀 감독과 쿼터백들의 머리싸움은 바둑의 수 싸움 이상으로 치열하게 전개된다. 하지만 큰 줄기에 있어선 미식축구만큼 간단한 종목도 없다. 4번의 공격권을 가지며 10야드(9.14m) 이상을 전진하면 다시 공격권이 주어지고 실패하면 뺏긴다. 미식축구 마니아로 알려진 인기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다소 직설적이면서 간단명료한 미국인의 특성에 딱 맞는 운동이 바로 미식축구”라고 했다.

미국인들에게 미식축구를 한마디로 정의하라면 어떤 단어가 나올까. ‘열정(passion)’이 아닐까. NFL에서 한 팀이 시즌 동안 치르는 경기는 16경기. 프로야구 메이저리그(162경기)나 미국프로농구(82경기)에 비해 훨씬 적다. 슈퍼볼 역시 단판 승부다. 경기 수가 적다는 건 매 경기 결승전이나 마찬가지란 얘기다. 5000달러(약 560만 원)가 넘는 입장료를 내고 슈퍼볼을 즐긴 한 관객은 “미국인들은 짧고 강렬한 축제를 즐긴다”고 했다.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도 “슈퍼볼은 한 판이라 임팩트가 강렬하다. 그래서 더 흥분된다”며 예찬론을 펼쳤다.

각종 프로 스포츠가 일찍부터 성행한 미국에서도 NFL은 대표적인 머니 게임으로 불린다. 일단 종목 특성상 경기 도중 끊기는 시간이 많아 관중의 순간 몰입도가 어떤 스포츠보다 높다는 게 광고업계의 평가. 방송사와 광고주들의 러브 콜이 쏟아지는 이유다. NFL 역시 TV 광고를 위해 작전타임을 도입해 머니 특수를 누린다.

미식축구는 할리우드 영화와 자주 비교된다. 한 번 공격에 최대 8점까지 얻을 수 있는 드라마틱한 전개가 그렇고, 거친 몸싸움 등 폭력성까지 빼닮았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