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KLPGA 7대1…시드따기 별따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월 13일 07시 00분


프로골퍼 웃기고 울리는 ‘시드’
‘큰 업적’ 신지애·박세리 등 평생 투어 참가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면 사라지는 스타도 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골프 2 관왕 김주미(27)는 올해 화려했던 선수생활을 접고 필드를 떠났다.

부상 탓도 있지만 투어 시드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주미는 지난해 11월 전남 무안에서 열린 KLPGA 투어 시드선발전에 출전했지만 탈락했다.

시드는 선수들을 울고 웃게 한다. 지난 12월 미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 김비오(21·넥슨)와 강성훈(24·신한금융)은 2011년 투어 시드를 따내 PGA 진출의 꿈을 이룬 반면 배상문(25)과 이승호(25·토마토저축은행)는 시드를 받지 못하고 돌아왔다.

골프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준다. 이를 시드(seed)라고 부른다.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우선권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선 Q스쿨을 통해 시드를 주고, KLPGA 투어는 시드선발전을 치러 출전 우선권을 준다. 여기에 출전하는 선수는 그해 투어에서 일정 부문 상금순위에 들지 못했거나 새로 투어에 진출하려는 선수들이다.

PGA 투어의 경우 지역예선을 시작으로 1,2차 예선, 그리고 최종본선을 통과해야 시드를 얻을 수 있다. 바늘구멍이나 마찬가지다.

국내의 경우도 대학 입시만큼이나 어렵다. 작년 KLPGA 투어 시드선발전에는 350여명이 몰려 7대1에 가까운 경쟁률을 보였다. 여기서 순위에 들지 못하면 1년을 쉬어야 한다. 그래서 선수들 사이에선 “시드전에 가지 않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는 얘기가 있다.

시드전에 나가지 않고도 시드를 손에 넣는 방법도 있다. 첫 번째는 상금랭킹이다. 각 투어에선 상금으로 순위를 정한다. PGA투어는 125위, KLPGA 투어는 60위 이내에 들어야 한다.

우승하면 시드 걱정을 덜 수 있다. PGA와 LPGA 투어는 우승 시 1년, KLPGA 투어는 2년을 보장한다. 메이저대회는 혜택이 더 크다. PGA 투어에선 메이저 대회 우승 시 2년간 풀 시드를 주고, KLPGA 투어는 5년 간 출전 기회를 준다.

시드는 스타급 선수들에게도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특히 요즘같이 한국과 미국, 한국과 일본, 미국과 일본 등의 투어를 병행하는 선수들 사이에선 시드관리가 중요한 부분이 됐다. 다시 말해 여러 개의 보험을 들어 두는 셈이다.

미 LPGA 투어에서 활약하던 배경은(25)은 2010년부터 미국과 한국 투어를 병행했다. 2010년을 끝으로 시드를 잃게 된 배경은은 시드 유지를 위해 많은 대회에 출전해 상금랭킹을 끌어올리거나 우승이 필요했다.

2010년 미 LPGA 투어 상금왕과 베어트로피를 손에 넣은 최나연(24·SK텔레콤)도 KLPGA 투어에 뛸 수 있는 기회가 2012년까지 밖에 되지 않는다. 2007년 KLPGA 선수권 우승으로 5년 간 시드를 받아 두었지만 이제 2년 밖에 남지 않았다.

시드를 한번 잃으면 다시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은 시드전이나 퀄리파잉스쿨에 나가는 길 밖에는 없다. 2009년 홍진주(27)와 임성아(26), 지난해 정일미(39·하이마트)와 박희정(31) 등은 미 LPGA 투어에서 한국으로 컴백해 모두 시드선발전을 통해 출전권을 받았다. 시드를 손에 넣으면 다행이지만 떨어지기라도 하면 선수 생명의 위기가 될 수 있다.

시드 걱정 없이 평생 투어에 출전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각 투어에선 큰 업적을 남긴 선수에 대해 영구시드를 준다. KPGA 투어에선 최상호(56), 한장상(70), 김승학(64), KLPGA 투어에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구옥희(55)와 박세리(36), 신지애(23·미래에셋)가 영구시드권자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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