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버스 보니 아시안컵 목표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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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3일 20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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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team) 버스를 보면 아시안컵 목표가 보인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카타르 아시안컵(7~30일) 본선 진출 16개국 선수단 버스 사진을 공개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이 대회 기간 중 타고 다닐 45인승 버스는 국기와 함께 슬로건으로 장식됐다. 아시안컵에서 처음 시도되는 이벤트.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처음 시도된 버스 슬로건은 이제 팬 서비스 차원으로 확대됐다. 당시 한국은 '승리의 함성, 하나 된 한국'이라는 슬로건을 사용했다. 슬로건은 각국 누리꾼들이 AFC 홈페이지에서 실시한 투표 결과를 통해 정해졌다.

△목표는 구체적으로= 동아시아 국가들의 슬로건은 구체적이다. 51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는 한국은 '왕의 귀환, 아시아의 자존심'이다. 아시아의 왕이라는 표현과 함께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르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일본은 한 술 더 뜬다. '사무라이 블루, 아시아의 정상'이라며 자신들이 아시아에서 가장 축구 강국임을 내세웠다. 북한은 너무 솔직하다. '투지와 용기로 승리해 우승컵을 조국의 품으로'란 슬로건을 사용했다.

△재치 10배, 부담 100배= 인도는 '11명의 선수, 10억 명의 심장박동'으로 10억 명의 국민이 한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나타냈다. 하지만 선수들은 버스를 탈 때마다 10억 명을 떠올리며 부담을 느끼지 않을까. 바레인의 '한 번 생각하라, 두 번 생각하라. 바레인을 생각하라'도 선수들이 생각만 하다 경기를 망치지는 않을지 걱정된다.

△슬로건부터 기 싸움=
슬로건으로 벌써부터 신경전을 벌이는 국가도 있다. D조에 속한 이란과 이라크는 각각 '페르시아의 왕자들'과 '메소포타미아의 사자들'이란 슬로건으로 자신들만의 역사와 문화를 내세웠다. B조에 속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시리아도 각각 '초록색 매', '붉은 독수리'를 적어 독수리와 매의 한 판 싸움을 예고했다.

△그들만이 아는 슬로건=
호주의 문구는 의미심장하다. '우리는 다운언더(호주와 뉴질랜드를 지칭하는 말)에서 천둥을 가져왔다'. 지구 반대편에서 자신들의 무기인 천둥으로 이기겠다는 의지이지만 쉽게 이해하기는 힘들다. 요르단의 '알 나샤마(아랍어로 용기 있는 자들)가 온다'도 아랍어를 모르면 사람 이름으로 오해할 만한 슬로건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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