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롯데자이언츠)와의 프로야구 올해의 선수 경쟁을 펼쳐 아쉽게 탈락했지만, 선배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직접 시상식장을 찾았다.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두 거물, 이대호와 류현진의 동반 참석만으로도 이날 시상식 분위기는 중량감이 더해졌다.
시상식을 유난히 빛나게 한 특별손님도 있다.
이대호의 아내 신혜정 씨와 프로축구 올해의 선수로 뽑힌 김은중(제주 유나이티드)의 아내 최윤정 씨다. 두 사람 모두 미스코리아가 부럽지 않은 외모로 참석자들의 눈을 의심하게 했다. 이대호는 수상소감으로 “작년 아내와 결혼한 후부터 성적이 좋아졌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왕년의 스타들도 총출동했다. 지난해 시상자였던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선동열 감독과 프로배구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이 2년 연속 행사를 빛냈다.
한편 이날 시상식을 위해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긴박한 사연도 있었다. 프로골프 남자부문 올해의 선수 김경태는 이날 아침 홍콩에서 입국해 인천국제공항에서 시상식장으로 향했다. 도로정체가 이어지면서 행사 직전 겨우 도착해 아무 준비도 하지 못했다.
김경태는 호텔 입구에서 애타게 기다리던 아버지에게서 정장을 전달받아 겨우 옷만 갈아입고 행사장에 들어섰다. 조금만 더 길이 막혔더라면 홍콩에서 온 보람도 없이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양궁 대표팀 윤옥희는 경북 예천에서 올라오다 갑자기 내린 눈 때문에 고속도로에서 8중 추돌사고가 나는 바람에 길이 막히자 긴급히 관계자에게 연락을 해왔다.
결국 윤옥희는 눈물을 머금고 차를 되돌려 예천으로 돌아가야 했다.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