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대표팀 82년생 “광저우 5인방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6일 20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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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클리블랜드), 김태균(지바 롯데), 이대호(롯데) 정근우, 김강민(이상 SK).

11월 12일 개막하는 중국 광저우 아시아경기 야구 대표팀에 선발된 이들 5명은 한국 야구가 세계선수권 정상에 오른 1982년의 기운을 받고 태어난 28세 동갑내기들이다. 이들 중 김강민을 뺀 나머지 넷은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에 출전해 우승컵을 함께 들어 올린 추억이 있다. 올 시즌 각자 소속 팀에서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이들은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대표팀 첫 훈련에서도 동갑내기끼리의 친밀감을 나타냈다.

"근우랑 같이 있으면 심심할 틈이 없어요. 워낙 웃기고 말도 개그맨처럼 재미있게 하잖아요." 2년 연속 20홈런-20도루에 3할 타율을 달성하고 금의환향한 추신수는 정근우를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로 추켜세우며 "근우와 같이 있으면 고된 훈련도 시간이 금세 지나가는 것 같다"며 "특히 고향인 부산에서 함께 훈련을 하니까 기분이 남다르다"고 했다. 둘은 부산고 동기동창이다. 추신수는 전날 대표팀 소집 기자회견에서도 "청소년선수권 때 같이 뛴 친구들이 있으니까 마음이 편안하고 감회도 새롭다"고 말했다.

4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며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맛본 정근우는 대표팀 명단이 발표되기 전부터 "아시아경기에서도 신수와 꼭 같이 뛰고 싶다"고 얘기할 정도로 추신수와의 돈독한 우정을 자랑했다. 정근우는 이날 "첫 날부터 엄청 굴린다. SK에서도 이렇게는 안한다"고 너스레를 떨며 동료들을 웃겼다.

전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이대호는 일본 프로야구 저팬시리즈가 남아 있어 아직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절친' 김태균에 대한 격려를 잊지 않았다. "태균이한테서 어제 전화가 왔어요. '잘 하고 있으라'고 하데요. '저팬시리즈에서 꼭 우승해서 한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오라'고 얘기해줬습니다." 이대호는 "결혼하고 나니까 심리적으로 더 안정이 되더라고요. 아직 결혼을 한 건 아니지만 태균이도 12월에 결혼하기로 발표했으니까 이번 아시아경기에서 안정감 있게 잘 할 겁니다. 하하하."

이대호는 초등학교 동기 추신수를 추켜세우는 일도 잊지 않았다. "이번에는 그냥 5번이나 6번 치면서 뒤를 받치는 역할을 해도 될 거 같습니다. 앞은 신수한테 맡기고요." 둘은 부산 수영초등학교를 함께 다녔다. 추신수는 야구가 하고 싶어 야구부가 있는 이 학교로 전학을 왔다. 그리고 덩치 큰 이대호를 보고 같이 야구를 하자고 권한 게 이대호의 야구 입문 계기다.

2002년 데뷔 후 처음으로 올 시즌 3할 타율을 기록한 김강민은 2007년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힌 적은 있지만 성인 대표팀에 선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강민은 82년생 5명 중 유일하게 '에드먼턴 우승 멤버'는 아니지만 이번 아시아경기 금메달로 '광저우 5인방'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각오다.

부산=이종석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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