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삼, 거인킬러 부활 뒤 이 악문 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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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14일 07시 00분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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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팔 테이핑한 채 12일 롯데전 선발승

“통증 힘들었지만 5월 패배 갚고싶었다”지난해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양팀이 1승, 1패씩을 주고받은 터라 반드시 이겨야하는 경기였다. 당시 두산 선발은 홍상삼(20·사진)이었다. 그는 ‘롯데킬러’답게 6.1이닝 1실점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7회 조성환의 타구에 손을 맞지 않았더라면 완투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올시즌 홍상삼은 롯데와의 대결에서 단추를 잘못 끼웠다. 선발로 나섰던 5월 25일 사직 롯데전. 두산 타자들이 1회초 무려 6점을 뽑았지만 1회말 홍상삼이 타자일순 7실점하며 패했다. 이후 롯데는 두산과의 상대전적 12승7패로 우위를 차지했다. 상대에게 ‘점수를 많이 뺏겨도 언제든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탓이었다.

홍상삼은 꼬인 실타래를 스스로 풀었다. 12일 잠실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즌 마지막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사실 이날 그의 몸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유니폼에 가려진 오른쪽 팔에는 테이핑이 돼있었다. 어깨가 뭉쳤던 증상이 팔꿈치까지 이어지면서 공을 던질 때마다 통증이 그를 괴롭혔다. 직구에 힘이 실려 있었고 결정구였던 포크볼에 롯데 강타자들의 방망이가 번번이 허공을 갈랐지만 남모를 투혼이 있었다.

홍상삼은 “솔직히 한 회, 한 회 던질 때마다 너무 힘겨웠다”며 고백하고는 “하지만 내가 끝까지 던지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던졌다”고 말했다. ‘롯데킬러’의 부활을 알렸지만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기도 했다. “(롯데전에서)이제 한 게임 이긴 것”이라며 겸손하게 말했지만 준플레이오프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홍상삼의 역투는 개인으로도, 팀으로도 1승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됐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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