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스타들을 내 품에…”천문학적 자금 물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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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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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축구계 양대 큰손’ 맨시티-첼시 구단주의 못말리는 축구사랑

최근 개막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팀이 화제로 떠올랐다. 강력한 우승 후보 첼시는 시즌 초 두 경기에서 모두 6-0으로 승리하며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신흥 강호 맨체스터시티는 24일 전통의 강호 리버풀을 3-0으로 대파했다. 맨시티가 리버풀에 승리를 거둔 건 5년 만에 처음. 3-0으로 이긴 건 73년 만의 일이다.

두 팀은 공통점이 있다. 젊은 억만장자가 구단주다. 축구계 ‘양대 큰손’으로 불리는 로만 아브라모비치(44·첼시)와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40·맨시티).

○ 석유 재벌인 사업가와 왕족

러시아 출신인 아브라모비치는 어렸을 때부터 사업가적인 기질이 남달랐다. 주위에선 “아브라모비치는 머리가 비상했고 사람의 마음을 잘 읽는다. 준비된 사업가”라고 평가한다. 대학생 시절 석유판매업을 시작한 아브라모비치는 이후 승승장구하며 부를 축적했다. 석유회사 시브네프를 소유하면서 세계 10대 부호의 반열에까지 올랐다. 한때 33조 원에 이르던 그의 자산은 금융위기 이후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8조8000억 원에 이른다.

아브라모비치는 씀씀이도 남다르다. 여성 편력으로 유명한 그는 두 번째 아내와 이혼 당시 3000억 원이 넘는 세기의 위자료를 지급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얼마 전엔 세계에서 가장 비싼 7400억 원짜리 요트를 장난감 사듯 구입해 만인의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상상하기조차 힘든 이런 아브라모비치의 씀씀이도 웃어넘기는 사람이 있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왕가의 왕자인 만수르. 실세 왕족이자 영향력 있는 정치인, 사업가란 1인 3역을 소화하는 그의 추정 자산은 28조 원. 더 놀라운 건 집안 재산이다.

○ 오일 머니로 축구계 지각 변동

‘억만장자 축구전쟁’의 포문은 아브라모비치가 먼저 열었다. 파산 직전까지 몰렸던 첼시를 2003년 2500억 원에 인수해 매년 선수 영입에만 1000억 원 넘게 쏟아 부었다. 그 덕분에 첼시는 50년 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등 과거 영광을 재현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

만수르의 반격은 한술 더 떴다. 2008년 9월 약 4000억 원에 맨시티를 인수하더니 2년도 지나지 않아 선수 영입에만 5500억 원 가까이 썼다. 카를로스 테베스, 다비드 실바, 에마뉘엘 아데바요르 등 특급선수들이 오일 머니를 좇아 맨시티를 택했다.

이들의 공격적인 투자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최근 “재벌 구단주들은 2, 3년 뒤엔 돈으로 모든 걸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라며 비꼬았다. 다른 구단들도 이들의 ‘묻지 마’ 선수 영입이 선수 몸값에 거품을 만들고 전체 축구판까지 흐릴 것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물론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프로에선 과감한 투자가 축구 발전에 필수조건이라는 것.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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