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전85기… 함영애 ‘깜짝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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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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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스 마스터피스 13언더, 프로데뷔 5년만에 첫 승

함영애(23·세계투어·사진)가 우승을 결정지은 뒤 10명 가까운 동료 선수가 몰려들어 맥주와 음료를 부었다. 그중에는 같은 조로 맞붙었던 서희경(공동7위·하이트)도 있었다. 보기 드문 무더기 축하 세례였다. 따뜻한 성격과 뛰어난 붙임성을 지닌 함영애의 첫 승을 자신의 일인 듯 기뻐했다.

함영애는 22일 제주 서귀포시 더클래식골프장(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넵스 마스터피스에서 합계 13언더파로 우승했다. 2005년 프로 데뷔 후 KLPGA투어 85개 대회 만에 처음으로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그는 고마워할 사람이 참 많았다. 나흘 동안 무더위에도 늘 곁을 지킨 캐디는 친언니 함영미(25)였다. 언니도 프로골퍼 출신으로 2007년에는 함께 투어 생활을 했다. 올해부터 동생의 캐디백을 맡은 언니는 자신이 못 이룬 우승의 꿈을 대신 이룬 동생과 얼싸안으며 눈물을 쏟았다.

챔피언 조에서 맞붙은 서희경은 고덕호 프로 밑에서 동문수학하는 사이. 지난겨울 하와이에서 서희경과 함께 훈련하며 큰 도움을 받았다. 당시 함영애는 저녁에 고기를 먹던 동료들과 달리 숙소에 혼자 남아 삶은 달걀을 먹으며 7kg 가까이 감량을 해 우승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함영애는 “경험이 많은 희경 언니가 오늘 16번홀에서 잘하고 있으니 침착해라, 한 템포 죽이라 등 조언을 해줘 힘이 났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상금 59위(2600만 원)에 그쳐 출전권을 놓친 뒤 시드전을 거쳐 투어에 잔류한 함영애는 1억20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135야드의 5번홀(파3)에서 9번 아이언으로 낚은 홀인원이 행운의 신호탄이었다. 주목받던 안신애와 조윤지는 공동 2위(11언더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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