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아라” 판 마르베이크 vs 델 보스케 “뚫어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7월 10일 07시 00분


월드컵 최고의 지략가는?

공격수 출신 판 “실리 축구로 우승한다”
수비수 출신 델 “공격 축구로 무관 깬다”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2010남아공월드컵 결승전(12일 오전 3시30분·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은 득점왕 등극을 노리는 골잡이들의 대결이 가장 큰 관심이지만 사령탑들의 치열한 지략 싸움도 볼만하다.

‘무적함대’ 스페인은 비센테 델 보스케(60) 감독이,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는 베르트 판 마르베이크(58) 감독이 이끈다.

델 보스케 감독은 선수시절 전문 수비수로 뛰었고, 판 마르베이크 감독은 주로 공격수로 활약했으나 레알 마드리드에서 뛴 델 보스케 감독이 상대적으로 스타플레이어에 가까웠다.

델 보스케 감독은 지도자에서도 한 발 앞섰다.

99년부터 2003년까지 친정팀 레알 마드리드를 이끄는 동안, 프리메라리가 우승 2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의 업적을 세워다.

이에 반해 판 마르베이크 감독의 행보는 다소 초라했다. 82년부터 지도자의 길을 밟은 그는 네덜란드 명문 클럽 페예노르트를 2002년 UEFA컵 정상으로 이끌었으나 레알 마드리드를 유럽 최강으로 이끈 델 보스케 감독에 비할 수 없다.

하지만 대표팀에서의 성과는 비슷하다.

‘전원 공격-전원 수비’의 토털사커를 과감히 버린 판 마르베이크 감독은 디펜스와 밸런스에 주력하며 네덜란드 대표팀을 안정시켰다.

그의 축구는 재미없다는 혹평도 있지만 유럽 지역예선 전승과 월드컵 무대 전승은 모두 여기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델 보스케 감독은 공격을 보다 강조하는 편이다. 스페인을 유럽 예선 전승으로 이끈 뒤 월드컵 조별리그 스위스와 첫 경기에서 패했으나 이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축구에 대한 철학은 같다. 흥미 못지않게 결과를 중시한다는 점. 두 사람 모두 “내용보다는 이기는 게 가장 좋은 축구”라고 입을 모았다.

‘전통의 강호’라는 수식에도 불구, ‘무관의 제왕’에 머물렀던 스페인과 네덜란드. 이들 두 감독의 지략 대결이 운명을 가를 전망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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