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빅4’ 내홍 심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2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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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리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유럽 '빅4' 국가들의 내홍이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조별리그 1차전 후 터진 분란이 다시 2차전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갈등이 더욱 심해지는 형국이다.

갈등의 골이 가장 깊은 곳은 프랑스. 레몽 도메네크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일부 선수의 22일 남아공전 불참 가능성을 언급했다. 니콜라 아넬카의 항명과 퇴출, 선수단 훈련 거부 사태 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AP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도메네크 감독은 21일 기자회견에 혼자 나와 남아공 전에 선수들이 참가하지 않을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선발 선수를 구성할 때도 이를 고려하겠다"고 덧붙인 뒤 "프랑스 대표팀의 명성이 위태롭다. 16강 진출을 위해 남은 기회를 잡기 위해선 경기장에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전 기자회견은 감독과 주장이 함께 나오는 것이 관례지만 주장 파트리스 에브라는 이날 불참했다.

프랑스의 자중지란이 계속되면서 대표팀의 스폰서마저 끊길 위기에 처했다. 프랑스 국민들의 분노가 높아지자 프랑스 대표팀을 지원하는 스폰서 기업들이 광고 중단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최대 은행 중 하나인 '크레디 아그리콜'은 축구 대표팀 관련 TV 광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패스트푸드 업체 '퀵'도 아넬카를 모델로 내세운 광고를 더 이상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

2무로 탈락 위기에 몰린 이탈리아와, 세르비아에 일격을 당한 독일의 내홍도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의 신예 클라우디오 마르치시오는 20일 뉴질랜드전(1-1무) 후 마르첼로 리피 감독의 선수기용 방식에 불만을 제기했다. 독일의 영웅 프란츠 베켄바우어는 전차군단의 루카스 포돌스키를 겨냥해 "욕심이 지나치고 이기적이었다"고 비판했다.

잉글랜드의 내분은 다소 진정되고 있다. 20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파비오 카펠로 감독에 대한 팀 내부의 불만을 폭로했던 존 테리가 사과의 뜻을 전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리는 "아주 큰 실수다"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던 카펠로 감독에게 "감독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너무 극단적이었다"고 말했다.

내홍을 겪고 있는 유럽 '빅4' 국가들의 조별리그 3차전 결과에 전 세계의 이목이 주목되고 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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