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최원영” 볼링의 전설도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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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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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강호들 참가 저팬컵
파워 무기로 당당 5위 올라

“몸이 유연하고 힘도 좋다. 나이가 믿기지 않는다.”

미국프로볼링협회(PBA) 통산 47승을 거둔 ‘살아있는 전설’ 월터 레이 윌리엄스 주니어(미국)의 평가다. 그는 “프로볼링 선수만 수천 명에 이르는 미국에도 저런 자질을 갖춘 선수는 드물다. 가급적이면 앞으로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한국 볼링을 이끌 거물급 신예가 등장했다. 최원영(29·DSD한독·사진)은 25일 도쿄 포트볼에서 막을 내린 2010 저팬 컵에서 공동 5위에 올랐다.

공동 5위란 결과가 아쉬울 만큼 최원영의 초반 기세는 무서웠다. 수백 명의 정상급 선수들을 제치고 예선을 통과한 뒤 48강과 32강, 16강전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특히 16강(7전4선승제) 4번째 경기에선 퍼펙트(300점)까지 기록하는 등 기대를 모았다.

사진 제공 한국프로볼링협회
사진 제공 한국프로볼링협회
하지만 단판 승부로 펼쳐진 25일 결선 라운드 첫 경기(8강)에서 경험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2프레임에서 스페어를 처리하지 못하는 등 실수를 반복하더니 결국 마이크 패건(미국)에 257-203으로 졌다. 경기가 끝난 뒤엔 “많은 관중 앞에서 카메라 세례까지 받아 긴장했다. 정신이 없다 보니 레인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이번엔 눈물을 흘렸지만 그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 프로 데뷔 1년 만에 국내 대회를 휩쓴 그는 타고난 신체조건에 볼링 센스도 발군이란 평가. “꿈에서도 세계 최고 선수와 볼링을 친다”고 할 만큼 열정도 남다르다. 특히 동양인으론 보기 드문 파워 볼링을 구사하는 건 그의 최대 무기. 평균 시속 3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 스피드에 서양 선수들을 능가하는 엄청난 볼 회전량은 대회 관계자들의 감탄사를 자아냈다. 김언식 한국프로볼링협회 회장은 “동양인임에도 상대를 압도하는 볼링을 칠 수 있는 10년에 한 번 나올 법한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최원영은 “누구랑 붙어도 상관없다. 다음 대회 목표는 우승”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이날 결선에선 토미 존스가 우승하며 미국에 대회 21연승을 안겼다. 최원영과 함께 결선 라운드에 나섰던 박종수는 8강전에서 놈 듀크(미국)에 아쉽게 져 4강 진출이 좌절됐다.

도쿄=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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