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남벽 원정대, 본격 고소 적응훈련

  • Array
  • 입력 2010년 4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박영석 대장 부친상서 복귀… 등반대 활기

박영석 대장이 이끄는 안나푸르나 남벽 원정대 대원들이 12일 5125m 전진 캠프를 출발해 캠프1을 구축하기 위해 산을 오르고 
있다. 오른쪽 작은 사진은 이달 초 베이스캠프를 세운 뒤 안전한 원정을 기원하며 라마제를 지내고 있는 박 대장. 사진 제공 박영석
 안나푸르나 남벽 원정대
박영석 대장이 이끄는 안나푸르나 남벽 원정대 대원들이 12일 5125m 전진 캠프를 출발해 캠프1을 구축하기 위해 산을 오르고 있다. 오른쪽 작은 사진은 이달 초 베이스캠프를 세운 뒤 안전한 원정을 기원하며 라마제를 지내고 있는 박 대장. 사진 제공 박영석 안나푸르나 남벽 원정대

부친상을 치르느라 자리를 비웠던 리더가 복귀하면서 원정대가 다시 활기를 찾았다. 박영석 대장(47·골드윈코리아 이사)이 이끄는 안나푸르나(8091m) 남벽 원정대는 박 대장이 3일 부친이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귀국하면서 리더가 없는 상태로 열흘간 원정 일정을 진행하다 14일 돌아온 박 대장을 반갑게 맞았다.

박 대장은 귀국하자마자 5일 부친을 임종하고 장례식을 치른 뒤 슬퍼할 사이도 없이 12일 다시 히말라야로 향했다. 일정에 차질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급한 마음에 네팔 카트만두 인근의 포카라에서 헬기를 동원해 남벽 부근 4250m에 위치한 원정대 베이스캠프까지 날아갔다.

지난달 12일 신동민 강기석 대원으로 이뤄진 선발대의 출발로 시작된 안나푸르나 남벽 원정은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지난달 28일 선발대가 주축이 돼 베이스캠프 구축에 나섰을 때는 전날 쏟아진 폭설 탓에 짐꾼들이 베이스캠프로 가는 길 중간에 더는 못가겠다며 반발해 애를 먹었다. 눈으로 인해 이동이 힘들어지자 짐꾼들이 30kg짜리 짐 상자를 8개나 몰래 버리기까지 했다.

본대를 이끌고 30일 베이스캠프에 도착한 박 대장은 대원들의 보고를 받고 루트 답사를 한 뒤 원정 계획을 일부 수정했다. 원래는 본격적인 남벽 등반을 앞두고 7400m 높이의 안나푸르나 동쪽 능선까지 새 루트를 내며 고소 적응훈련을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동릉 쪽 빙폭(아이스폴)이 수시로 무너져 내려 등반이 위험하다고 판단한 것. 그 대신 1970년 영국 원정대가 낸 남벽 초등 코스를 7000여 m 높이까지 등반하면서 본격적인 남벽 새 루트 개척에 대비하기로 했다.

이후 준비 과정은 비교적 순조롭다. 8일 진재창 부대장, 송준교, 신동민, 강기석 대원이 전진캠프(5125m)를 세웠고 11일 6000m, 12일 6200m까지 고도를 높인 뒤 베이스캠프로 복귀했다. 원정대는 고소 적응훈련을 마친 뒤 다음 달 초 남벽 새 루트 등반을 시작할 예정이다. 험난하기로 악명 높은 안나푸르나 남벽은 에베레스트(8850m) 남서벽, 로체(8516m) 남벽과 함께 히말라야 3대 남벽으로 꼽힌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 박영석 대장 안나푸르나 남벽 도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