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김상현, 뭘 그렇게 헤매”… 김봉연의 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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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5일 07시 00분


KIA 김상현. 스포츠동아 DB
KIA 김상현. 스포츠동아 DB
두산-KIA전을 앞둔 14일 광주. 특별한 손님이 홈팀 덕아웃을 찾았다. 주인공은 원년 홈런왕이자 해태의 초대 4번 타자인 김봉연(58) 현 극동대 교수. 김봉연은 근처에 볼일이 있어 들렀다가 후배들을 보고 싶어 덕아웃까지 내려왔다며 먼저 조범현 감독에게 “우승 시켜줘서 고맙다”고 악수를 청했다.

김봉연은 “김응룡 감독 떠나고 우승을 못해 많이 안타까웠다. 한국시리즈 때는 가슴이 하도 조마조마해서 결정적 순간에는 채널을 돌리면서 봤을 정도였다”며 친정팀의 우승을 또 한번 기뻐했다. 순간 이종범이 지나가자 김봉연은 “저기 삭은 놈은 아직도 야구한다”고 웃으며 다가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이어 김봉연은 타격 훈련 중이던 김상현(사진)을 발견하고 한참 동안 자세히 살폈다. 그리고 김상현이 인사를 하기위해 덕아웃으로 들어서자 대뜸 역정부터 냈다. “야 김상현. 너 뭘 그렇게 헤매는 거야?” 갑작스러운 대선배의 질책에 김상현은 머쓱한 듯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곧장 김봉연이 “너 한번 감을 잡았으면 4년은 펑펑 칠 수 있는 거야. 뭘 그렇게 걱정해”라며 어깨를 두드리자 미소를 지으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

김봉연은 현역시절 현재 김상현의 등번호인 27번을 달고 홈런왕에 올랐다. 직계후배의 시즌 초반 부진이 가슴 아팠는지 “김상현이 홈런왕이 된 후 나까지 여기저기서 인터뷰 요청을 받았는데 현역시절 나보다 훨씬 좋은 선수라고 칭찬했었다. 그게 거짓말이 되면 안된다”며 또 한번 김상현을 응원했다.

광주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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